트럼프 "사우디·러시아 감산할 것"…사우디, OPEC+ 긴급회의 요청

2020-04-03 00:26
트위터 통해 "빈살만·푸틴과 통화…1000만 배럴 감산 발표 기대"
사우디 긴급회의 요청에 러시아 응할지 여부 변수…유가 한때 30% 폭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유가전쟁을 멈추는 데 합의했다고 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의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했으며, 빈 살만 왕세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었다면서 이들이 곧 감산을 발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해 국제유가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산량은 1000만 배럴이 될 수 있으며, 최대 1500만 배럴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소식에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장중 선물 가격은 한때 35%까지 상승하면서 급등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24% 전후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만약 감산이 이뤄질 경우) 석유와 에너지 산업에 좋은 일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댈러스 연은 총재인 로버트 카플란은 “매우 반가운 일이며,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산업에도 매우 좋은 일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사그러들지 않는 한 매일 엄청난 양의 원유가 남아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적으로 석유산업이 황폐화됐다"며 "이는 사우디와 러시아 모두에 좋지 않은 일이라 양측이 합의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희망한다(hope), 기대한다(expect)는 표현을 사용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아직 사우디와 러시아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우디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들과 러시아를 포함한 10개 비회원국으로 이뤄진 산유국 연합체 OPEC+ 긴급회의를 요청한 상황이라 향후 러시아가 응할 경우 상황은 급반전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OPEC+ 회의에서 러시아가 감산연장에 합의하지 않은 뒤 국제유가는 급락했으며, 이후 사우디가 감산이 아닌 증산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대표적인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WTI는 한달 전에 비해 40%가 넘게 급락했으며, 20달러 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앞서 사우디는 감산합의가 종료된 지난 1일부터 원유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