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서 감사 선임안 부결 상장사 315곳…작년比 2배 넘게 증가

2020-04-02 13:33

[사진=아주경제DB]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감사를 선임하지 못한 상장사가 작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2일 코스닥협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상장회사 2029곳(코스피 754개사·코스닥 1275개사)의 주총 개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주총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부결된 회사는 총 340개사(16.8%)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2.6%인 315곳은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올해 주총에서 감사와 감사위원(이하 감사)을 선임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149곳)보다 166곳(111.4%)이나 늘어난 규모다. 섀도 보팅이 폐지된 직후인 2018년(56곳)과 비교하면 2년 사이 5.6배 늘어난 것이다.

상장사 감사 선임 시에는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의결 정족수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은 주총에 불참한 주주의 의결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이 대신 행사하는 제도인 섀도 보팅을 통해 의결권을 확보해 왔으나 이 제도는 2017년 폐지됐다.

이외에도 올해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 안건(41건)과 이사 보수 승인 안건(18건) 등이 의결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2018년만 해도 주주총총회에서 1개 이상 안건이 부결된 회사는 76곳에 불과했다. 이듬해 188곳으로 늘었고 올해(340곳)까지 2년 새 4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시장별로 보면 안건 부결 기업 340곳 중 80.6%에 달하는 274곳이 코스닥 상장사였다. 나머지 66곳(19.4%)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였다.

또 부결 기업 가운데 97.3%는 중소기업(194개사) 및 중견기업(137개사)이었다.

특히 부결 기업 가운데 85.0%인 288곳은 올해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으나 안건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 측은 "섀도 보팅 폐지 이후 감사 선임 수요가 늘어나면서 무더기 부결 사태가 발생했다"며 "상법상 안건 결의 요건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