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개별 나노입자의 '3D 증명사진' 찍었다
2020-04-03 04:00
IBS 나노입자연구단, 0.02nm 해상도 초고속카메라로 나노입자 찍고 AI로 3차원 입체 구조 파악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박정원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호주 모나쉬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와 함께 0.02nm(나노미터)까지 관찰할 수 있는 분석기법을 개발해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2일 IBS에 따르면, 연구진은 액상 투과전자현미경(liquid cell TEM)을 이용해 가장 작은 원소인 수소보다 1/6 작은 수준의 정확도로 나노입자를 관찰했다.
IBS는 이번 성과가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IF 41.037) 4월 3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고 밝혔다.
고성능의 나노소재를 설계·합성하기 위해서는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노입자의 원자 배열이 미세하게 바뀌면 촉매의 활성이 저하되거나, 디스플레이의 색 순도가 바뀌는 등 물성이 달라진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나노입자의 전체적 형상만 관찰할 뿐, 원자 배열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연구진은 나노입자가 녹아있는 극미량의 용액을 담을 수 있는 특수용기인 액체 셀(Liquid Cell)을 자체 개발하고 액상 투과전자 현미경을 이용해 나노입자를 관찰했다.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은 용액 내에서 회전하는 나노입자를 관찰하며 초당 400장의 이미지를 촬영한다. 이후 연구진은 개별 나노입자의 위치를 추적하며, 촬영된 수천 장의 이미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알고리즘으로 처리하여 정밀한 입체구조를 얻었다.
이를 통해 용액 상에서 합성된 백금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배열을 관찰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만들어진 나노입자라 하더라도 원자 수준에서는 배열 등 구조가 제각각 다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로 나노소재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결정하는 표면 구조를 직접 관찰하고, 표면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촉매의 성능 개선, 디스플레이의 색 순도 향상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IBS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