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라보콘' 해태 품은 빙그레, 롯데 누르고 빙과시장 '톱' 노린다

2020-04-01 14:00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 1400억에 인수…자회로 별도 운영

김호연 빙그레 회장. [사진=빙그레 제공]

 
[데일리동방] 빙그레가 '부라보콘' 등으로 유명한 해태아이스크림을 사들였다. 빙과업체 4자간 경쟁이 롯데제과와 빙그레 '양강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해태제과에서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100만주)를 1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해태제과는 지난 1월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분리해 해태아이스크림을 별도 자회사로 운영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을 비롯해 누가바·바밤바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인수로 업계가 롯데제과와 빙그레 2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빙그레가 해태를 품으면 양사 매출액이 업체 1위 롯데제과를 바짝 추격하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제과 빙과부문 매출은 6361억원으로 국내 1위다. 이어 롯데푸드 3995억원, 빙그레 3608억원, 해태제과 1800억원 순이다. 빙그레가 해태를 인수하면 합산 기준 5408억원으로 2위로 올라선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계산하면 빙그레는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29%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빙그레(26.9%), 롯데푸드(15.8%), 해태아이스크림(15.3%)가 뒤를 이었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42.2%로, 롯데제과를 제치고 독보적인 1위로 부상한다.

다만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을 흡수합병하지 않고 별도 법인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50년 이상 브랜드 명칭을 유지해 온 만큼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태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실질적인 점유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빙그레 관계자는 "합병이 아니라 자회사 인수이기 때문에 단순히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선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매출액 기준으로 봤을 때 양강구도 체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빙그레 주가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개장 직후 강세를 보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후 1시 55분 현재 전날보다 29.88%(1만4400원) 오른 6만2600원에 거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빙그레 이익률이 개선될 여지가 생겼다"면서 "인수 이후 고정비를 줄이고 효율화를 높이는 과정들을 거쳐야겠지만 마진율이 올라갈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