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준 9단(21)이 ‘천적’ 신진서 9단(20)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그는 이제 입신최강자 타이틀을 두고 이지현 9단(28)과 마주한다.
 
신민준 9단이 지난 30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4강에서 신진서 9단을 상대로 22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대국의 해설을 맡은 이희성 9단(38)은 “초반 신진서 9단이 어려운 형태를 만들었지만 실패하면서 신민준 9단이 포인트를 올렸다”며 “이후 좌상귀에서 약간의 어려운 변화가 있었지만 무난하게 흘러갔고, 신민준 9단이 계속해서 우세를 유지하면서 큰 무리 없이 승리를 가져갔다”고 평가했다.

신민준 9단은 지난 8일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28연승을 질주 중이던 신진서 9단의 연승을 저지한 데 이어 이날 승리로 2연승을 기록하며 상대 전적을 6승 18패로 좁혔다. 특히 올해 22승 2패를 기록 중인 신진서 9단에게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기사로 남았다.

대국 후 신민준 9단은 “그동안 신진서 9단과 대국에서 초반이 좋지 않았지만 인공지능으로 공부한 덕분에 최근 승리한 두 대국 모두 초반이 좋았다”며 “결승 상대 이지현 9단과 공식 대국은 많지 않지만, 국가대표 리그에서 많이 졌던 기억이 있어 굉장히 까다로운 상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맥심커피배에서 많은 운이 따르고 있는데 준비를 철저히 해 우승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임전 소감을 전했다.
 
앞서 23일 열린 또 다른 4강에서는 이지현 9단이 나현 9단(25)에게 21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둬 대회 첫 결승에 올랐다.

이지현 9단은 “대회 첫 결승이라 많이 기쁘지만 4강에서 어렵게 승리해 이미 떨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편한 마음으로 준비할 계획”이라며 “신민준 9단과는 국가대표 리그에서 많이 둬봤고 친한 후배이기도 해서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더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으로 이기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기 대회에서 나란히 처음 출전했던 신민준 9단과 이지현 9단은 두 번째 출전 만에 결승에서 만나 첫 우승컵을 두고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랭킹은 신 9단이 3위로 이 9단(10위)을 앞서지만, 상대 전적은 2승 2패로 호각을 이루고 있다.

스물한번째 입신(入神·9단의 별칭) 최강을 가릴 결승 3번기 1국은 13일 오후 7시부터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속행된다. 2국은 20일, 3국은 27일 같은 장소와 시간에 열린다.

동서식품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제21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의 제한 시간은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5회씩이며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