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정 교수에게) 위임을 한 것으로 해달라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 총장은 이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시나리오'를 언급했다"고까지 증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변호인 반대신문에서는 기존 진술과 반대되는 증언을 해 향후 진위여부를 놓고 장외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 전 총장은 "(표창장 발급권한을) 위임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정 교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 전 총장은 조 전 장관이 지난해 9월 4일 자신과 정 교수가 통화하던 중 전화를 넘겨받아 "(표창장 발급 권한을 정 교수 측에) 위임했다고 말만 하면 총장님도 정 교수도 모두 괜찮다"며 "위임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교수 측이 보도자료 배포를 연이어 부탁했지만 "혼자 결정할 수 없고 보직교수들과 규정을 살펴봐야 한다며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앞선 검찰조사에서 최 전 총장은 법정 증언과는 다른 설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전 장관이나 정경심 교수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법률고문의 조언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이 확인된 것이다. 

오후 들어 변호인 반대신문이 시작되면서 최 총장의 증언은 다시 한번 바뀐다. "자신이 모르는 표창장은 있을 수 없다"라는 오전 증언과 달리 "부총장이 결재하기도 했고, 어떤 부총장은 보고하지 않은 적도 있다"라고 증언한 것.

급기야 변호인이 "총장이 모르는 표창장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그렇긴 한데 조국 가족에게 발급된 것이 있다면 내가 모를 수 없다"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심지어 2014년 이전의 상장대장 등은 이미 폐기됐으며 총장 자신은 본 적이 없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최 전 총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통화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검찰이 "유시민 이사장과 15분 정도 통화한 걸로 확인했는데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가"라고 묻자, 최 전 총장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같은 문제로 노골적으로는 안 했다"면서도 "'시나리오'를 그런 식으로 하자"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시나리오가 무슨 말인가, 그런 말을 했다는 건데 뭐라고 답변했나"라고 최 전 총장은 "웃으면서 당신 일도 아닌데 그런 걸로 전화까지 하느냐 그런 얘기를 했다"고 답을 피했다. 최 전 총장은 이후에 유 이사장이 한 번 더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시민 이사장 측은 "'시나리오'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 이사장은 이전에도 최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여러차례 반박한 바 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자 연락했을 뿐 특정한 진술을 요청한 바 없다는 것.

오히려 '시나리오', '두 차례 전화' 등의 발언이 목적을 가진 표현이라며 불쾌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