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정부 "미주발 입국자 확진율은 유럽의 7분의 1…발생 추이 지켜볼 것"

2020-03-26 16:21

방역당국이 미주발 입국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비율은 유럽의 7분의 1 수준이라며 향후 발생 상황을 고려해 유럽 수준의 입국 검역을 시행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6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유럽발 입국자의 경우 1만명당 확진자가 56.4명이고 미주는 8.1명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미주의 경우는 유럽의 7분의 1 정도 수준"이라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22일 부터 유럽발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어 최근 미국발 입국자 중 확진자가 늘어나자 오는 27일 부터는 미국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와 단기체류 외국인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고, 무증상자 중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2주간 자가격리 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권 부본부장은 "다만 우려되는 것은 미주의 경우는 1만 명당 확진자는 유럽보다 적다 해도 전체 규모는 미주가 유럽보다 2~2.5배 많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고, (확진자) 추세 자체도 상당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같이 고려해서 앞으로의 발생상황, 추이를 보고 미주의 경우에도 유럽 수준의 입국자 관리를 시행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일 중국 후베이성을 대상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을 때보다 미국, 유럽의 인구당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은데도 입국 금지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권 부본부장는 "당시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해서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기록에 남아 있는 숫자보다 더 많은 환자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높고, 국내에 코로나19의 대책이 준비돼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해 일단 후베이성에 한정해서 입국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고 중국의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특별입국관리를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유럽의 경우 지금 수치상으로 볼 때는 이탈리아만 하더라도 인구 규모가 후베이성 규모와 비슷한데 환자 발생 수는 후베이성보다도 높은 것이 수치상으로는 사실이지만, 현재의 이탈리아의 사망률 등을 고려하면 환자 발견 규모가 당시 후베이성보다는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따라서 유럽에는 후베이성보다는 낮지만 중국의 타 지역의 특별입국관리보다는 훨씬 강화된 검역조치를 시행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