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당일배송 시대] 패션업계도 ‘총알배송’으로 쿠팡에 도전장

2020-03-26 08:00
언택트 소비 트렌드 자리잡으니…빠른 배송 속속 도입

이제는 옷도 신선식품이나 배달음식처럼 주문하면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2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비접촉·비대면(언택트)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은 빠른 배송 서비스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그동안 무료 배송·무료 반품을 가능하게 하거나, 결제 전에 집에서 옷을 미리 입어볼 수 있는 등 세분화된 서비스 경쟁을 벌여왔다면 이제는 대세인 빠른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나섰다.

특히, 당일 배송의 원조 격인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패션 사업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면서 배송 경쟁은 한층 가열되는 모양새다. 쿠팡은 자사의 로켓배송(당일 또는 익일 배송)을 활용해 전날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옷을 받아 입고 나갈 수 있고, 당일 오전에 주문한 상품을 저녁 모임에 활용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한세엠케이 제공]

패션기업 한세엠케이와 유아동복 기업 한세드림은 이날 옷을 주문하면 당일 배송해주는 ‘의류 총알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버커루, TBJ, 앤듀, NBA, NBA키즈, PGA TOUR, LPGA 골프웨어 등 한세엠케이와 모이몰른, 컬리수, 플레이키즈프로, 컨버스키즈, 리바이스키즈 등 한세드림이 보유한 브랜드 제품이 대상이다.

한세엠케이·한세드림 계열사인 쇼핑몰 아이스타일24에서 0시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에 받을 수 있다. 우선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시작하고 추후 확대할 계획이다. 오전 10시 이후 주문 건과 수도권 이외 지역 주문 건은 다음날 배송된다. 총알배송을 원하지 않을 경우 일반 배송을 선택할 수도 있다. 총알배송은 이달 말께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외출을 꺼리는 사람이 늘면서 출시를 앞당겼다.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한세엠케이가 전개하는 브랜드가 캐주얼 의류부터 스트릿룩, 오피스룩, 골프웨어, 아동복 등 7개에 달하는 만큼 많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소비자들의 의류구매 패턴과 트렌드를 보다 빠르게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패션몰 W컨셉 ‘오늘배송’ 서비스. [사진=W컨셉 제공]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2017년 말부터 6개월 정도 운영했던 ‘퀵 배송’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내에 재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통합 온라인몰 SSF샵을 통해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제품 주문 후 3~5시간 내 배송해 주는 퀵 배송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높은 비용 등의 문제로 중단한 바 있다.

온라인 패션몰인 무신사와 W컨셉도 빠른 배송 서비스를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전 상품 무료 배송을 시행하고 있는 무신사는 자체 배송을 확대하면서, 당일 주문·당일 배송 서비스까지 도입할 방침이다.

W컨셉은 ‘오늘배송’ 이벤트를 비상시적으로 운영하며 당일 배송을 실험하고 있다. 오늘배송 기획전 품목에 한해 오후 1시까지 결제를 완료하면 오늘 출고를 완료하는 시스템이다. W컨셉 관계자는 “슬로우패션, 시즌리스 제품이 많은 편이라 방문 고객 역시 예약 후에 한 달씩 기다려서 사는 등 계획된 소비를 하는 분들이 대다수”라면서 “모든 품목에 당장 당일 배송이 필요하진 않기때문에 당장 입을 옷이 필요한 고객들을 위해 충분히 재고를 갖춘 상품에 한해서만 비상시적으로 카테고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