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주총서 연임 확정
2020-03-25 13:58
가처분 인용돼 연임제한사유 제거...금감원과 법적 다툼은 남아있어
[데일리동방]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우리금융은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금융지주로 다시 출범한 우리금융 최고경영자(CEO)로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연임은 확정됐지만 손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먼저 손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리며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금융당국과 원만한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손 회장은 서울행정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금감원의 중징계 효력이 정지되면서 연임할 수 있었다. 이에 금감원은 서울고등법원에 즉시항고장을 내기로 결정, 양측이 공방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서울고법에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소급 적용 여부를 두고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소급 적용이 된다면 중징계 결정이 우리금융 주총 당시에도 유효한 것으로 간주돼 주총에서의 손 회장 연임 결정이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손 회장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되고, 손 회장의 중징계 사유가 되는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라는 사실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정 소송과는 별개로 손 회장이 금융당국과 계속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는 상황은 금융회사를 경영하는 데 커다란 부담이다. 인허가 문제에서 금융당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서다.
중징계 결정의 계기가 된 DLF 사태를 뒷수습하는 것도 손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의 배상 결정에 따라 DLF 손실 고객들에게 배상해주고 있으나 아직도 DLF 관련 비판 여론은 거센 상태다.
게다가 이른바 '라임 펀드'의 불완전 판매 혐의까지 덧씌워져 우리은행의 영업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손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워진 실물 경제를 지원하면서도 우리금융그룹을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지휘하는 어려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 아직까지 은행의 비중이 커 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도 추진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