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포비아] 해외증시 베팅 ELS '비상'
2020-03-20 08:00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세계 증시가 하락을 거듭하면서 해외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비상이 걸렸다. 믿었던 선진국 증시도 하루에만 10% 넘게 빠지는 '패닉 장세'가 계속되면서 올초 고점에 들어간 투자자는 원금까지 까먹게 생긴 상황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전날 기준 ELS 발행잔액은 총 48조3399억원으로 집계됐다. ELS 상품에 투자자 자금이 이만큼 들어갔다는 의미다.
ELS는 계약 기간 기초 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을 밑돌거나 웃돌지 않으면 원금과 함께 약속한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반년 뒤에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가 현재 주가 수준의 65% 이상을 유지하면 연 3%의 이자를 주는 식이다.
다만 코로나19로 박스권 장세가 깨지면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다. 18일(현지시간) 기준 이 지수는 올해 들어 3745.15에서 2385.82로 36% 넘게 내렸다.
다만 코로나19로 박스권 장세가 깨지면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다. 18일(현지시간) 기준 이 지수는 올해 들어 3745.15에서 2385.82로 36% 넘게 내렸다.
'손실가능구간'을 마이너스 35%를 설정한 투자자가 당시 유로스톡스50지수에 투자하는 ELS를 샀다면 벌써 손실 구간에 들어선 셈이다. 최근 발행된 ELS는 절반 이상이 하락률 35%를 넘으면 손실 구간에 진입하도록 설정돼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유럽스톡스50지수 관련 ELS 미상환잔액은 41조원이 넘는다.
다른 지수들도 적지 않게 내렸다. 18일 기준 올해 들어 미국S&P지수는 26%, 홍콩H지수는 24%, 닛케이225지수는 29%씩 빠졌다. 이들 지수를 기초로하는 ELS 미상환잔액도 지난달 말 기준 저마다 37조원, 26조원, 18조원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 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품들도 나오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ELS 상품에 대해 원금 손실 위험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구체적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의 'TRUE ELS 제9304회', 'TRUE ELS 제9340회', 'TRUE ELS 제11767회', 'TRUE ELS 제6766회' 등과, 신한금융투자의 '제14691회 ELS'와 '제16362회 ELS', '제16360회 ELS' 등, NH투자증권의 'ELS 19002호' 등이 이런 상품에 해당한다.
물론 녹인 구간에 진입하더라도 바로 손실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대부분 ELS 상품은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 해도 6개월마다 찾아오는 '조기 상환' 시점이나 만기 시점에 약속한 지수 수준을 넘어서면 원금 손실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발행된 1416개 ELS 중 낙인 상품이 67.5%(957개), 기초자산이 3개 이상인 상품이 1271개(89.8%)로 압도적이었다"며 "현재 ELS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는 주가지수별 낙인 터치 가능성과 투자 기간에 따른 수익률 분포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