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반포3주구 수주전에 '서울시 사칭' 시공사 선호도 조사 등장
2020-03-16 14:25
국토부·서울시 "과열양상 확인되면 적극 개입할 것"
건설사들 "우리는 아니다…수사해도 괜찮아" 해명
건설사들 "우리는 아니다…수사해도 괜찮아" 해명
6개 건설사가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에 서울시를 사칭한 시공사 선호도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본입찰 전에 조합원들의 표심을 떠보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처음 보는 사칭사례에 당황하며 조합원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과열 양상이 확인될 경우 적극 개입하겠다는 얘기다. 입찰 참여 6개사는 모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본지 취재 결과, 지난 15일 오후 2시께부터 5시간가량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서울시 재건축연구소’라는 곳의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설문 내용은 △현재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건설사 중 어디를 선호하는지 △건설사별 브랜드 선호 순서 △현재 설계안과 대안설계 중 어떤 것이 더 좋은지 등이다.
제보자 7명의 발언을 종합하면, 발신자 번호가 없었고 콜센터처럼 한 장소에서 여러 상담원이 전화를 돌리는 형태로 조사가 이뤄졌다.
반포3주구 조합원 C씨는 "조합이 조합원 명단을 넘기지 않았으면 어떻게 이런 전화가 오겠냐"며 "입찰 의향서를 낸 시공사 중에 한 곳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조합원 D씨는 "남편하고 저에게 모두 전화가 왔다"며 "개인정보 유출로 수사를 해야할 것 같다. 조합의 협조를 받은 특정 시공사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배후세력으로 두 곳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홍보 요원을 동원한 A사와 최근 마스크를 제공하겠다며 접촉하고 있는 B사다.
현재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6개사다.
이런 의심에 관해 건설사들은 모두 관련이 없다거나 오히려 타사의 행각일 가능성이 있다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는 절대 아니다”라며 “오히려 아직도 홍보 요원을 현장에 남겨둔 E사일 가능성이 있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그런 행위가 있다는 제보를 받기는 했는데 누구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며 "서울시 조사가 시작될 텐데 너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정부를 사칭한 시공사 선호도 조사는 전례 없는 일이라며 적극적인 제보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순규 서울시 공동주택과장은 “과열 수주전을 방지하기 위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포상금도 지급하고 있기에 조합원께서 꼭 활용해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제보 내용을 추려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적극 조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