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번 세탁해도 KF94 성능 유지하는 나노섬유 마스크 국내서 개발

2020-03-16 13:47
김일두 카이스트 교수 연구팀, 나노섬유 단일 방향 정렬 독자 기술 개발
에탄올에 3시간 퐁당ㆍ4000회 굽혀도 문제없어…"식약청 승인 후 제품화"

국내 연구진이 세탁한 뒤에도 성능을 유지한 채 재사용할 수 있는 나노섬유를 개발했다. 손빨래로 최대 20회 사용이 가능하고, 세척이나 에탄올 살균 후에도 94%의 필터 효율을 유지했다.

KAIST는 김일두 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이 직경 100~500nm 크기인 나노섬유를 직교 또는 단일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독자 기술을 개발해 세탁 후에도 우수한 필터 효율을 유지하는 나노섬유 멤브레인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공급량을 뛰어넘어 폭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절연블럭 전기방사법'은 나노섬유의 배향성(Alignment)을 제어해 직교 형태의 나노섬유를 제조하는 공정이다. 이 직교 형태의 나노섬유는 공기필터의 압력강하를 최소화하고 여과 효율을 최대화하는 구조로 기존 무배향성 나노섬유 소재와 차별성이 있다.

직교 형태로 정렬된 나노섬유 제조기술은 나노 섬유의 종류, 두께, 밀도 등을 조정해 KF80~N95 성능까지 구현하는 나노섬유 멤브레인을 제작할 수 있다.

기존 방식의 공기필터는 고분자 소재를 '멜트블로운(Melt-blown)' 공법으로 방사한 후, 고전압에 노출해 공정을 완성한다. 따라서 정전식 섬유 필터는 섬유 표면에 형성된 정전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소실되는 문제점이 있어 공기필터의 초기 성능을 완전하게 보전할 수 없다. 수분이 닿아도 정전기 기능이 사라져 필터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반면 직교 나노섬유 기반 마스크는 에탄올 살균 세척 실험 결과 20회 반복 세척 후에도 초기 여과 효율을 94% 이상 유지했다. 20회 손빨래 후에도 나노섬유 멤브레인의 구조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점도 관찰했다. 에탄올에 3시간 이상 담가도 나노섬유가 녹거나 멤브레인의 뒤틀림 현상이 없었다.

마스크 안쪽에 필터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해 세척 후 필터 교체만으로 마스크를 이용할 수도 있다. 4000회 이상의 반복적인 굽힘 테스트 후에도 KF80 이상의 성능을 유지해 기계적인 내구성도 우수하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지난해 2월 설립한 KAIST 교원 창업회사 '김일두 연구소'는 나노섬유 멤브레인 양산 설비를 구축했다. 이 회사는 35cm 폭의 멤브레인을 1시간에 7m 정도 생산할 수 있어, 하루에 평균 1500장 수준의 나노섬유 마스크 필터를 만들 수 있다.

김일두 교수는 "정렬된 나노섬유 기반 마스크 필터는 에탄올 소독 세척과 손세탁으로 재사용이 가능해 마스크 품귀 문제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식약처 승인 등의 관련 절차를 거쳐 제품화한 후 생산량을 늘리고 항균 기능을 부여해 사용 안정성이 향상된 고품질 필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KAIS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