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북한 마스크 사진 합성 논란, 진실은?

2020-03-16 12:47
NK뉴스 北 '민주노선' 마스크 사진 합성 의혹 제기
"마스크 수급 어려움 탓 합성"vs"보정 과정의 실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국경을 폐쇄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한 북한의 마스크 합성 사진 논란이 16일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마스크 합성 논란은 미국 대북 전문매체 NK뉴스가 지난 9일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에 실린 사진 속 사람들 쓴 마스크가 ‘포토샵 합성’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NK뉴스 보도 이후 많은 시선이 북한 매체의 마스크 사진으로 쏠렸고, 노동신문 등 사진에서도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북한 주민의 마스크 착용 모습이 눈에 띄면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지난달 29일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한 북한 여배우 김정화(오른쪽)가 평양연극영화대학 학생들에게 연기 지도를 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는 9일 이를 두고 포토샵으로 마스크를 어색하게 합성한 사진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민주조선 NK뉴스 캡처]


① 북한 ‘마스크 사진’, 어떻길래 합성 논란이?

NK뉴스는 지난달 29일 민주조선에 보도된 사진을 근거로 ‘북한 마스크 합성 사진’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민주조선에 실린 북한 여배우 김정화와 학생이 쓴 의료용 마스크가 부자연스럽게 합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지적된 사진 속에는 김정화를 비롯해 총 5명의 사람이 등장한다. 이들 중 3명은 파란색 의료용 마스크를, 나머지 2명은 흰색으로 추정되는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이들이 쓴 마스크는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 특히 김경화 앞에 있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착용한 마스크는 누가 봐도 사진 촬영 후 인위적으로 마스크를 덧붙인 티가 난다.

이에 대해 NK뉴스는 “북한 매체가 마스크 사용 촉진을 위해 합성된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지적,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 속에 평양의 선전선동가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지난달 29일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진에서도 마스크 합성 의혹이 나왔다. 당시 신문은 ‘보람찬 선구자의 길’이라는 기사를 보도하며 평양교원대학 교원들의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사진 속 등장인물 중 4명이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마스크의 명암이 전혀 없어 합성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이 쓴 마스크의 색은 주변 색감과 너무 비교될 정도 ‘새하얀 색’이었다.
 

코로나19 대응 관련 북한 의료진이 조선중앙TV 방송에 출연해 의료용마스크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② 北 ‘마스크 합성 사진’ 의혹, 왜 주목받을까?

북한의 사진 합성은 예전부터 종종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도 이번 마스크 합성 사진이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뭘까.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북한 내 보건물품이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런 의혹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NK뉴스는 북한이 주민들의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실제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마스크 합성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 당국이 ‘확진자 0명’을 강조하며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적으로 대척하고 있다는 것을 선전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주민들에게 나눠줄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한 반박도 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기사에 굳이 눈에 띄는 합성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면서 어설픈 합성 사진을 싣는다면 오히려 주민들의 반감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을 북한 당국도 인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 매체의 특성상 최고지도자의 사진 이외 일반 보도사진의 해상도가 높지 않지 않다. 이 때문에 사진 보정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가 합성 사진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한킴벌리' 마스크 쓴 북한 의료진.[사진=조선중앙TV YTN 캡처]


③ ‘유한킴벌리’ 마스크, 北 매체 등장…대북지원 성사?

북한의 마스크 논란은 합성 의혹 이외 정부의 대북 지원 의혹도 등장했다.

지난 3일 한 주간지가 한 영상 속 북한 의료진이 착용한 마스크가 국내 ‘유한킴벌리’ 마스크라고 주장, 정부가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담긴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 의혹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과 함께 마스크 품귀 현상 이른바 ‘마스크 대란’이 이뤄진 가운데 제기돼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 법적조치를 검토하겠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한 사실은 없다. 국내 민간단체가 마스크 대북 지원을 위해 반출 신청을 한 사례도 없다”고 말했다.

유한킴벌리 측은 북한 영상에 등장한 마스크에 대해 “25년 전부터 공급하던 디자인으로 자사 제품은 맞다”면서도 “북측으로 건너간 경위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해당 마스크가 중국을 통해 북한 장마당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 장마당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국산 상품이 돌아다니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시기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중국을 통해서 갔을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경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판단하기는 이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