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연합의 진짜 의도?···임직원 지지받은 조원태와 '대비'

2020-03-16 08:38
대한항공 임직원들, 조현아 연합에 "회사 흔드는 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맞서고 있는 채이배 민생당 의원, '조현아 연합(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의 진짜 의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이들을 회사를 흔드는 '적'으로 규정하고, 조 회장을 지지하고 나선 상황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제기한 채 의원에 대해 KCGI와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과 협력해 조 회장을 공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채 의원과 KCGI, 서스틴베스트 등은 직간접적으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연관돼 있다. 강성부 KCGI 대표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창립멤버로 활동 중이고,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다. 채 의원은 오는 20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함께 주주총회 문제점에 대한 포럼 공동 주최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채 의원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채 의원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으로 3만 노동자가 지키고 있는 삶의 터전을 투기판으로 만든 투기자본 KCGI를 결과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채 의원은 이같은 의혹은 왜곡됐다며 이를 제기한 언론사를 대상으로 공개적인 사과와 법적인 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다.

◆조현아측 '내로남불' 해석으로 비판 

또 조현아 연합인 반도건설과 KCGI는 자신들이 내세운 전문경영인체제 도입을 비롯한 명분을 '내로남불'식으로 해석하며 구설에 오르고 있다.

현재 반도건설은 한진그룹의 위기 상황이 현 경영진에 의해 개선될 수 없다며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건설의 경우 가족 중심의 폐쇄적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운운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권홍사 회장(69.61%)과 아들 권재현 상무(30.06%)는 '반도홀딩스'의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다. 반도홀딩스를 통해 그룹의 주력사인 반도건설, 반도종합건설 등을 지배하는 수직계열화 체제다. 대부분 비상장 법인이라 계열사 간의 자금차입이나 용역거래 등이 즉시 공개되지 않는 폐쇄적 구조를 갖고있다. 

실제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가족들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권 회장의 첫째 딸 권보라씨는 어머니 유성애씨가 대표로 있는 반도레저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의 남편 신동철씨는 부동산 관리회사 퍼시픽산업 대표이사, 반도건설 전무 등 주요 계열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둘째 딸 권보영씨는 더유니콘 지분을 100% 가지고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CGI는 투기세력···회사 미래 고민없다 

KCGI의 경우 저평가된 기업에 자본참여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다음 되파는 전략을 취해왔다는 점에서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KCGI와 반도건설이 이른바 '땅콩회항'으로 기업가치를 떨어뜨린 조현아 전 부사장 편에 선 것을 두고도 개인 투자자를 결집할 명분을 잃었단 평가다. 이들은 2018년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면서, 회사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꼽았다. 그 첫 번째 과제로 조 전 부사장 등의 도덕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현아 연합이 추천한 이사진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항공업에 전문성이 없는 구성원들을 앞세우면서, 항공·물류업을 기반으로 하는 한진그룹의 미래 발전에 진정한 의지가 있냐는 지적이다. 조현아 연합이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은 통신산업에만 경력이 국한됐다.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인사 등의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국민연금에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 곳 중 한 곳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조현아 연합에 대해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불투명하고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제안한 후보의 전문성이 특별히 이사회 측 후보보다 더 높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