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풍토병 전환 가능성 높아… 백신 상용화 1년 이상 소요

2020-03-12 17:53
전파력 높고 무증상 감염 가능해…'역유입' 가능성도

우준희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12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과학기술 관점에서 본 코로나19 중간점검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감기나 계절성 독감처럼 수시로 발생해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12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이 주최한 '과학기술 관점에서 본 코로나19 중간점검 토론회'에서 "지금까지 바이러스 중 근절된 사례는 천연두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근절을 위해선 백신(예방접종) 상용화 및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숙주와 매개숙주 완전 제거 등이 전제돼야 하는데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는 빠른 전파력과 무증상 감염 가능성, 다양한 감염 경로, 고령자 중심의 높은 치명률 등 지역사회 전파가 가능한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다"며 "백신과 치료제로 사람 간 감염 고리를 차단하지 못하면 중동의 메르스, 감기, 독감 등과 같이 풍토병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앞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유행이 사라지면서 백신 개발도 중단됐다. 반면 2009년 유행한 신종 인플루엔자는 계절성 독감으로 자리잡았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는 전파력이 높고 무증상 감염도 가능하다보니 특정 지역에서 상황이 호전돼도 시간차 확산과 해외로부터 '역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풍토병으로 전환된 후 치명률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연내과 교수도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우 교수는 "최악의 경우는 전염병이 끊임없이 반복되거나 강도가 약해진 상황에서 계절성으로 발생하는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코로나19도 사스처럼 1년 만에 잠잠해지지 않겠느냐고 보지만, 사스는 상대적으로 전파력이 약하다는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5개 기업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상용화에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무증상 감염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그동안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증세 발현 전 24~48시간 전부터 바이러스를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증상이 경미한 발병 초기에 바이러스 분비가 가장 높고, 무증상 환자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