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코스피 … "주요국 정책공조가 반등 열쇠"
2020-03-11 17:02
8개월만에 장중 1900선 붕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코스피가 주저앉았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하방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주요국들의 국제정책공조가 강화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54.66포인트(2.78%) 내린 1908.27로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가 반등함에 따라 전장보다 2.74포인트(014%) 오른 1965.67로 출발했으나 점차 낙폭이 커지며 오후 한때 1898.27까지 하락했다. 장중 코스피 19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해 8월 6일(1891.81)이후 7개월 만이다.
간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는 주요 3대 지수가 나란히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1167.14포인트(4.89%) 급등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도 각각 4.94%, 4.95%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유동성 공급 등 호재성 재료들과 급여세 감면 소식 등 경기 부양정책 발표에 힘입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는 여전히 이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00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전날 매수세를 보이며 시장을 떠받쳤던 기관도 46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이날도 1조82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4.58% 내린 가운데 SK하이닉스, 셀트리온도 3~4%의 낙폭을 보였다. 이외에 삼성바이오로직스(-2.42%), LG화학(-2.28%), 현대차(-2.28%)도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6개월 만에 6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4.36포인트(3.93%) 내린 595.61로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1.15포인트(0.19%) 오른 621.12로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세로 전환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606억원, 624억원을 순매도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의 약세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시적 악재로 보았던 코로나19 악재가 제한된 지역경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며 "올해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계적으로 '경기부양 돈풀기' 공조가 계속되는 만큼 하방압력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기습 인하했다.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정책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국제적 정책공조가 가속화되면 주식시장 반등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대부분이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돼 있으며, 이는 향후 전망에 대한 시각 변화보다 신흥국 주식 매도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의한 것이라면 향후 되돌림은 가능하다"며 "다음주까지 연이어지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글로벌 정책 공조 가시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