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코로나19 공포에…싸도 외면받는 은행株

2020-03-11 15:54
PBR 1배 미만 수두룩…세계 시총 1위 공상은행도 0.85배
中경제 펀더멘털 불확실성, 저금리 속 은행마진 축소, 부실대출 급등 우려

중국 은행주가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주가가 장부가에도 못 미치는 저평가된 종목이 수두룩하지만,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잇단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데다가, 중국 내 악성부채 급증 우려도 확대돼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선전 종합주가지수인 CSI300 지수에 포함된 금융 종목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CSI300 지수 전체 종목과 비교해 약 5년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특히 CSI300지수에 포함된 24개 은행종목 중 5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PBR가 1배 이하에서 거래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 PBR가 1배 이하라는 얘기는 주가가 장부가보다 낮다는 의미다. 은행이 망해서 보유한 자산을 모두 팔아치웠을 때 받을 수 있는 값어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4대 국유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은행과 농업은행 PBR가 각각 0.7배, 0.8배로 사상 최저치 수준까지 낮아졌다. 세계 최대 시가총액 은행인 공상은행의 PBR도 0.85배 남짓이다. 

최근 중국 증시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이처럼 저평가된 중국 은행주를 투자자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랴오즈밍 톈펑증권 애널리스트 "은행업이 거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경제 펀더멘털 우려, 은행마진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부실대출 급등 가능성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경기 둔화 우려 속 중국은 지난해 8월 대출 금리 시스템 개혁을 단행해 시중금리 인하를 유도해왔다. 이에 따라 새로 개편된 대출우대금리(LPR)는 사실상 기준 대출금리 역할을 하고 있는데, 반년 전까지만 4.31%였던 LPR는 세 차례 인하를 통해 현재 4.05%까지 낮아졌다. 이달 추가 인하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대출금리는 낮아지는 데 예금 기준금리는 그대로이니, 당연히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자 은행들이 경제 살리기에 동원되고 있다.  왕젠 중국 국신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해 은행들이 마진을 포기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은행권에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에 LPR보다 최소 0.1%포인트 낮은 수준의 금리에 대출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중소기업을 위해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대출 상환일도 연장하고 있다.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대출을 계속 제공하기로 했다. 은행 운영비용이나 대손충당금 등을 고려하면 마진은 커녕 적자를 입을 판이라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코로나19로 최악의 경제 시나리오가 나타날 경우 부실대출이 급증해 은행권 자산 건전성마저 우려된다. 블룸버그는 올해 역내 중국 기업 디폴트(채무 불이행) 규모가 172억5000만 위안(약 3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5%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각 기관에서 내놓은 올해 중국 은행부문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암울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4.15%까지 둔화할 경우에 대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중국 상위 30개 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이 5배 증가할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중국 상업은행 부실대출 잔액은 2조4100억 위안으로, 전체 부실대출률은 1.86%였다. 이것이 10% 가까운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픽=아주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