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韓조선해운 활로는 선박금융]① 물동량 감소에 코로나 암초…업계 ‘돈맥경화’ 심각

2020-03-11 03:11
경쟁력 저하로 금융권 평가 하향 우려
유동성 위한 국내은행 선박금융 필수

대한해운 LNG선 [사진=SM그룹 대한해운 제공]


코로나19에 조선해운업계가 그로기 상태에 빠지면서 ‘돈맥경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업황이 장기 불황을 겪자 선박금융의 심사태도가 보다 엄격해졌던 과거의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 등을 겪으며 국적 선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지역의 물동량을 따져보면 상하이는 60만~80만TEU, 닝보-저우산은 50만~70만TEU 수준의 감소가 예상된다. 중국 전체로 약 250만~300만TEU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물동량 감소로 인한 운임 하락은 선사들의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는 춘절(1월 23일) 이전 981을 기록했으며 2월 14일 현재 7% 하락한 910을 나타냈다.

도시 통제 및 컨테이너 운송 트레일러 검역 등으로 항만-내륙 간 입출입이 원활하지 않으며 특히 닝보-저우산항은 공컨테이너 적재율 상승으로 컨테이너 회전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톱5 위상을 자랑하던 해운업계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현대상선의 2월말 기준 중국물동량 기준이 50% 이하로 내려갔다. 중국 물류 비중은 40~50%를 차지한다. 연근해 서비스를 영위하는 중소형 선사들은 그야말로 침몰 직전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물동량 감소적인 부분이 가장 타격이 크다. 3월 초부터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보지만 전년대비 70~80%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며 완전한 회복세를 예측할 수 없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해운업계에 대한 금융권의 압박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이 장기 침체 상황에서 코로나19 암초까지 부딪친 해운업계의 경쟁력을 더욱 낮게 평가할 것이란 걱정 때문이다.

실제 해운 불황기마다 국내 은행을 통한 금융조달은 더욱 어려워졌고 선사들은 유동성 악화에 시달렸다. 선사들이 우량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하는 악순환을 거듭하자 경쟁력도 후퇴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민간은행의 선박금융 규모는 2014년 8749억원에서 2016년 2121억원으로 내려갔고, 2017년에는 1100억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지난해는 소폭 상승한 1400억원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해운 호황기였던 2007년 전체 선박금융 규모는 4조8510억원이었고, 그중 민간은행 비중은 3조7129억원으로 76.5%에 달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해운업계의 유동성을 흔들고 있다. 정부가 긴급경영지원자금을 투입했지만 장기적인 업황을 이끌어가기 위해선 국내 은행들의 선박금융이 중요하다”며 “리스크 확대로 은행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