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월에만 예산 33.3조 풀었다...세금은 6천억 덜 걷혀

2020-03-10 10:01
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2019년 3월호' 발간
국세 36조5000억 걷혀…세수진도율은 12.5%

올해 첫 달 정부가 거둬들인 세금이 작년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연초부터 확장 재정을 펼쳐 중앙부처의 재정 집행률이 11%를 기록했다. 주요 사업비의 10분의 1을 1월 한 달에 집행한 것이다. 이에 올해 관리재정수지는 적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2020년 3월호'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총 국세 수입은 36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00억원 줄었다. 기업실적 악화와 수입 감소로 법인세와 관세가 각각 1년전보다 덜 걷힌 데 따른 영향이다.

올해 정부가 예산으로 걷어야 할 세금은 총 292조원이다. 이 규모 대비 1월에 걷힌 세금의 비율, 즉 세수진도율은 12.5%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1%포인트 낮아졌는데, 국세가 걷히는 속도가 소폭 느려졌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 평균 진도율(12.4%)에 비해서는 0.1%포인트 증가했다.

주요 세목 중 소득세(9조3000억원)와 부가가치세(18조5000억원)는 증가한 반면 법인세(1조6000억원)는 줄었다. 지난해 1월에 비해서는 소득세와 부가가체세가 각각 0.2%, 0.1%포인트 증가했으나 법인세는 0.2%포인트 감소했다.
 

2020년 1월 기준 재정동향 [자료=기획재정부 ]

기재부는 "부가가치세는 수출·설비투자 등에 환급신고일로부터 15일 이내(1월 말~2월 초) 환급액을 지급하는데 이 내역이 줄면서 전년동기대비 1조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보다 2000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유가 상승, 내수 부진 등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서민 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유류세를 인하했는데, 이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걷힌 세금 중 1월 말까지 집행된 금액은 33조3000억원으로 연간 계획 대비 10.9% 집행됐다. 연초부터 확장 재정을 펼쳐 중앙부처의 재정 집행률이 11.6%를 기록했다. 주요 사업비의 10분의 1을 1월 한 달에 집행했다. 최근 6년 사이 가장 높은 비율이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3000억원 흑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 흑자분 2조원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조7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사회보장성기금은 미래에 사용하기 위해 거둬들인 것으로, 이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가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보다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적극적 재정 운용 정책에 따라 재정을 조기 집행하면서 1년 전 대비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의 흑자 폭이 각각 각각 6조6000억원, 6조6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재정수지 및 국가채무 실적치는 기금 결산 후 취합·분석을 거쳐 다음달 초 국가결산 발표 때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