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염병 공포' 연준 시계 2008년으로 되돌린다
2020-03-08 15:30
19일 FOMC에서 75bp 추가 인하 가능성 60% 넘어서
파월 연준의장 선긋기에도 추가적 양적완화 가능성 ↑
파월 연준의장 선긋기에도 추가적 양적완화 가능성 ↑
코로나19 확산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시계를 2008년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시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 더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CNBC가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준금리가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게다가 중앙은행이 채권 등 자산매입을 통해 양적완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코로나19발 경기침체 공포가 연준이 다시 2008년과 같은 길을 걷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0.5%P 긴급 인하했다. 갑자기 높아진 연준의 경계감에 시장은 당황했다. 뉴욕증시는 되레 폭락하면서 불안감을 숨기지 못했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금리는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채 가격이 그만큼 치솟고 있다는 말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지난 6일을 기준으로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75bp 추가 인하될 가능성을 65%나 반영했다. 전날 5일 가능성이 0%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극적인 변화다.
증시 하락세의 지속과 국채금리의 랠리가 이런 변화를 이끌었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이날 코로나19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0.660%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의 예측이 맞아떨어질 경우 연준의 단기금리는 0.25~0.5%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제로금리를 한 걸음 정도만 남겨두게 된다. 연준이 50bp의 긴급 금리 인하를 결정한 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1.25% 수준이다.
PGIM 채권의 마이크 콜린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경기침체 상황이 되면 연준이 금리를 제로까지 내릴 것이라는 걸 알고 있으며, 그러한 전망이 (금리예측에) 반영된 것"이라면서 "금리가 향후 몇 차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으며, 올해 말 금리가 제로까지 내린 후 그 수준에서 머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던 연준 구성원들도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6일 "현재 공급 및 수요에 문제가 있는 상황"이고 "연준은 금융 여건이 개선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국면에서 연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긴급금리인하 이후에도 추가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그림자 연준으로 불리는 '그림자 공개 시장 위원회(Shadow Open Market Committee)'에서 연준의 매입 가능한 자산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코로나19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급락한 상황에서는 기존의 국채 대량 매입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국채 금리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연준이 장기 국채를 대량 매입해 (시장)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로젠그렌 총재는 연준이 국채와 모기지 담보부 증권 외에 다른 자산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자산매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일 기준금리 인하 후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QE)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시장이 더욱 악화할 경우 연준은 추가적 자산 매입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