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부분 하늘길 끊겼다···항공업계 최소 5조원 매출 타격
2020-03-08 10:21
2월 넷째주 국제선 여객수 전년동기 대비 65%↓
국적항공사 6월까지 최소 5조875억원 매출 피해
국적항공사 6월까지 최소 5조875억원 매출 피해
8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국제선 여객 수는 65만262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8% 줄었다. 중국 노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5.2% 감소했으며 일본과 동남아는 각각 70.6%, 62.1% 줄었다. 미주와 유럽도 전년 동기 대비 11.8%, 29.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적 항공사의 2월 넷째 주 국제선 운송실적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한 결과 올해 6월까지 최소 5조875억원의 매출 피해가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국제선 월별 여객 수는 504만967명으로, 항공협회는 당초 올해 국제선 월평균 여객 수를 전년 대비 6.3% 증가한 535만8548명으로 전망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 상반기 여객 전망을 전년 대비 65.8% 낮춘 172만4011명으로 낮춰 잡았다. 상반기 여객 전망 감소치를 국제선 평균 운임(27만9955원)으로 계산한 결과만 5조원이 넘는 셈이다. 다만 이는 2월 넷째 주를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어서 이후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로 당분간 한일 하늘길마저 사실상 끊기게 된 점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사실상 국제선 운항을 접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수익은 '제로'에 가깝지만 항공기 리스료와 사무실 임차료, 공항시설이용료 등 고정비용이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한 달에 평균 100억∼200억원이 들기 때문에 이 비용이 그대로 적자로 쌓이고 있다.
운항 감축도 잇따르면서 2월 넷째 주의 경우 항공기 운항 횟수도 당초 624편에서 409편으로 줄었다. 결항률은 34.5%다. 이 역시 미주와 유럽 노선의 감축은 반영이 되지 않은 것이어서 오는 9일부터 적용되는 일본 노선의 대규모 운항 중단까지 더해지면 여객 규모는 급격히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1990년 서울∼도쿄 노선에 취항한 이후 30년 만에 아예 모든 일본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LCC도 그나마 유지해 오던 일본 노선을 오는 9일부터 당분간 아예 셧다운하기로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미주와 유럽 노선도 대폭 감축하면서 승객의 불편도 한층 커지고 있다. 환불 요청과 항공권 변경을 위한 문의가 폭주해 고객센터는 사실상 마비된 상태고, 환불에 1개월 이상 걸린다는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추가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7일 항공업계 지원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항공사 사장단과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4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정상적인 노선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올해 모든 노선의 국제항공운수권, 영공통과이용권, 슬롯(시간당 비행기 운항 가능 횟수) 회수를 유예해달라고 건의하는 공문을 보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과도 긴밀히 협의 중이다. 앞서 산업은행도 일부 LCC의 금융 지원 심사 절차를 끝나고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동성 공급에 속도를 내는 한편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세제 감면과 운수권 유예 등을 포함한 항공업계 추가 지원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