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어려운데…" 코로나19에 지방 부동산 시장 '곡소리'

2020-03-04 15:26
대구·부산 등 10개지역 분양 연기…1월 전국 미분양 주택 중 지방 88.6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까지 미치면서 지방 지역이 직격탄을 맡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실물 모델하우스 개관을 통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수도권 내 비인기지역과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지 않은 지방 지역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구, 부산, 전북, 전남, 광주, 충남 등 지역의 10개 단지가 분양을 미뤘다.

부산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전북 군산 금호 어울림, 대구 반월당역 서한포레스트, 광주 문흥동 주상복합, 전남 영광 마읍리 지역주택조합, 전남 한양 수자인 디에스티지, 대구 다사역 금호 어울림, 충남 계룡 푸르지오 더퍼스트, 광주 힐스테이트 첨단, 전남 순천 선평리 2차 금호 어울림 등이다.

특히 이미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대구 지역의 잇따른 분양 연기가 눈에 띈다. 이달 예정이었던 '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894가구), '대구 봉덕 새길 재건축'(345가구),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1·2차'(338가구), '중동 푸르지오'(714가구) 등의 분양 시기가 잠정 연기됐다.

코로나19는 지방 청약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울산에서 분양한 '학석동 동남하이빌아파트'도 69가구 모집에 단 20건만 접수돼 모든 주택형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부산 '서면 스위트엠 골드에비뉴'는 전용면적 59㎡A 평형만 2순위 마감하고, 나머지 11개 주택형에서 모두 미달했다.

이 밖에도 '평창 앨리엇아파트', '충남e편한세상 금산 센터하임', '서귀포 동흥동 센트레빌' 등이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지방의 비인기 지역은 수요가 많은 서울이나 수도권의 인기 지역에 있는 아파트와는 달리 사전 영업, 광고·홍보, 모델하우스 개관 등의 마케팅 활동을 통해 수요를 끌어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도 불안감과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현장 방문을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은 더욱 더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지방 지역은 설상가상으로 미분양 문제까지 떠안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4만3268가구 가운데 3만8367가구가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의 88.67%를 차지하는 수치다.

지방 지역에서도 경상남도 지역이 미분양 주택 1만1586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이 가운데 창원시가 5141가구로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혔다.

이같은 악재 속에 지방 부동산이 3월 분양 시장에서 다시 회복세를 맞을 지에 눈길이 쏠린다. 부동산정보서비스업체 '직방'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3월 전국에서 공급하는 3만3433가구 중 2만731가구가 지방에서 분양될 예정이다. 이 중 경상남도가 3234가구로 가장 많은 공급이 이뤄진다. 

지방 지역의 주요 분양 예정 단지로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 '성산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울산 동구 서부동 '울산 지웰시티자이 1,2단지', 대전 유성구 둔곡동 '유성둔곡지구 서한이다음 1,2단지', 부산 사상구 덕포동 '덕포 중흥S-클래스' 등이 언급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세에 따라 이달 분양마저 4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울한 전망이 주를 이룬다. 직방은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한 상황이라 3월 분양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3월에도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아파트 견본주택 외벽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견본주택을 폐관한다는 안내 문구가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