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기업문화]②주주총회, 전자투표는 이제 '필수'
2020-03-04 08:00
'코로나19'로 인해 재계는 3월 정기주주총회 개최에 비상이 걸렸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기 위해서 전국 학교 개학까지 미뤘는데, 주총은 법적으로 미룰 수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들은 수백명 주주들이 몰려와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을 막기위해 전자투표제를 속속 채택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전자투표제 참여율은 현재 1.13%에 불과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투표 대상 주주 999만명 중 실제로 투표에 참여한 경우는 11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전자투표제는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돕는다'는 취지로 2010년 도입됐다. 올해로 도입 10년을 맞았다. 하지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의결권을 행사하는게 아직은 생경하고, 주요 주주들의 연령층이 높아서 이용률이 저조하다.
이에 발맞춰 기업들은 속속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도 올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에 1000명이 넘는 소액주주가 몰린 경험이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는 매끄럽게 주총을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2020년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삼성전자는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총을 연다. 삼성전자는 주총장 입구에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한다. 주총 시작 전 발열 검사를 해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귀가 조치를 하고, 좌석 배치도 평소보다 간격을 넓게 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중 일부가 이미 전자투표제를 도입했고, 현대차를 비롯한 나머지 9개 계열사도 19일 열리는 2020년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시행한다.
4대그룹 중에서는 LG그룹이 전자투표제 도입에는 가장 늦다. LG그룹은 전자투표제 도입을 결정한 계열사가 없다. LG전자는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예정대로 주총을 연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주총회에서 자칫하면 대형 감염사례가 나올수도 있다"며 "전자투표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서 주주들이 회사로 오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