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뒷담화] 윤석열 총장 부인 '주가조작' 의혹...처음 듣는 것도 아니잖아?
2020-02-18 16:13
“윤석열 후보자는 아마 부인 때문에 망할 겁니다”
지난 해 6월, 검찰총장이 아직 공직후보자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던 때였다. 한 종합편성채널 뉴스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다 함께 출연한 어떤 현직 언론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당시 모 언론사 부장이던 그는 학력위조 사건으로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신정씨를 거론하면서 “신정아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는 극언을 하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생방송 시작을 기다리며 잠시 나눈 이야기였지만 그 자리에서는 그는 학력위조 외에도 주가조작 의혹과 사생활과 관련한 의혹도 함께 거론했다.
그는 김건희씨에 대한 수사당국의 수사가 석연치 않게 중단됐다며 윤석열 총장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솔직히 기대가 됐다. 도대체 뭘 가지고 저렇게 자신만만하나 싶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상당한 취재로 자료와 증거를 축적했을 때에나 느낄 수 있는 말투였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그 의혹은 그다지 거론되지 않았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윤 총장이 자료제출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본격적인 단계로 나가지 못했다.
‘자료가 상당히 축적됐다’며 폭로를 장담하던 그 언론사도 침묵을 지켰다. 그렇게 자신있게 말하던 것이었는데 상당한 자료가 축적됐다는 말이 허언이었던가 싶어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그렇게 인사청문회는 허무하게 끝났다. 하지만 윤 검찰총장 부인에 대한 의혹은 마치 다 꺼진 줄 알았는데도 꺼지지 않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들불처럼 계속됐다. 속칭 ‘지라시’ 같은 곳이나 SNS에서는 거론된 것은 물론이고 모 신문사가 비슷한 내용으로 직접 윤 총장에게 확인을 시도했다는 후문까지 들렸다.
내용도 지난 주말 뉴스타파가 보도한 것과 대동소이했다.
수입자동차 판매회사인 도이치모터스가 2010년~2012년 사이 두 차례 이상 주가 조작을 하는 과정에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역시 보유주식(40만주)과 현금 10억원을 ‘실탄’으로 제공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또 김씨가 도이치모터스와 그 계열사 주식을 액면가 혹은 시가보다 싸게 매입했고, 주가조작을 통해 2~4배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이미 얻었거나 얻을 수 있는 상황이며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인물인 도이치모터스 오니 권오수 회장으로부터 전시회 후원을 받는 등 지금까지도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다.
그러니까 윤 총장 부인과 관련한 ‘의혹’은 적어도 어제 오늘의 일이거나, 전혀 새로운 의혹제기가 아니며 취재여부나 정도와 상관없이 상당수의 언론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사안이다. 언론 뿐만 아니라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의혹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그런 점에서 뉴스타파 보도 이후에 보인 언론들의 태도는 의아스럽다. 마치 처음 들었다는 식이다. 취재를 해서 별일이 아니라고 확인이 됐다면 그렇게 쓰면 될텐데 그것도 아니다.
지난 해 여름 ‘윤석열 부인의 의혹을 터뜨리겠다’라고 호언장담하다 갑자기 침묵한 그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왜 그럴까? 그것이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