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연속 매출 50위권 기업은 삼성·LG 등 8곳 뿐

2020-02-18 08:03

국내에서 매출 상위 50위 안에 35년 연속으로 오른 대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8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중 70%는 순위에서 빠지거나 주인이 바뀌는 변화를 맞았다. 특히 매출 상위권에 드는 유력 대기업들의 업종 부침이 뚜렷했고, 2010년대 들어 대기업들의 매출 성장이 둔화하거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대표 신경수)는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1984∼2018년 상장사 매출 상위 50대 기업 성장성을 분석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1984년부터 35년 연속 매출 50위에 꾸준히 오른 기업은 △삼성전자(8위→1위) △LG전자(9위→7위) △삼성물산(1984년 3위→2018년 13위) △현대건설(4위→27위) △대한항공(11위→19위) △대림산업(13위→29위) △현대자동차(15위→3위) △LG화학(18위→10위) 등 8곳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상장사 중 금융업을 제외한 제조ㆍ서비스 업종의 연도별 개별ㆍ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을 토대로 이뤄졌다. 중간에 주인이 변경된 기업은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1984년 매출 1조3000억원에서 2018년 170조3000억원으로 120배 넘게 성장하면서, 2002년부터 1위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대우는 1984년 매출 1위 기업이었으나 외환위기를 거치며 그룹이 해체됐다. 동아건설사업(19위), 삼환기업(22위) 등은 SM그룹에 편입됐다.

1984년 국내 매출 상위 50위에 포함된 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34조원이었고 30여년이 지난 2018년 매출액은 872조원으로 외형이 25.4배 성장했다.

매출 50위 기업에 드는 기준도 1984년 매출 2000억원에서 2018년 4조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50개 대기업들은 1984년부터 2000년까지 꾸준히 매출 외형을 키워갔으나 2010년대 들어 성장이 둔화하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0위 기업들의 합산 매출액은 1991년 101조원으로 처음 100조원대로 진입한 뒤 1995년 207조원, 1998년 332조원, 2004년 413조원, 2008년 626조원, 2010년 752조원, 2011년 801조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2011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2013년 863조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에는 4년 연속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고 2017년 835조원, 2018년 872조원으로 성장하긴 했으나 5년 전인 2013년보다 1% 오르는 수준에 그쳤다.

지속성장연구소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움직이는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2010년대부터 외형 성장이 둔화하거나 뒷걸음질 치고 있어 1980∼1990년대와 같은 호황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사진 = 삼성전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