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관련주 대박에 투자 PEF도 '미소'… 오버행 물량은 부담
2020-02-17 18:00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4관왕을 석권하면서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와 계열사인 바른손의 주가가 대박을 쳤다. 주식에 직접 투자한 투자자들 외에도 주가 상승에 웃고 있는 이들도 있다. 바로 회사에 직접 투자한 사모펀드(PEF)들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 13일 ‘원아시아브이엘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원아시아브이엘)'는 바른손이앤에이에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원아시아브이엘은 2017년 바른손이앤에이에 43억원을 전환사채(CB)로 투자한 바 있다.
2018년 바른손에 10억원을 CB로 투자한 ‘주식회사 비티씨인베스트먼트’도 같은 날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영화가 대박을 기록하자 이들 두 회사 주가가 급등했고, 전환가액의 두 배 가까이 오르자 서둘러 청구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현 수준에 머물게 된다면 이들 두 PEF는 ‘대박’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날 기준 바른손이앤에이 주가는 4470원, 바른손은 6200원이다. 전환가액인 1957원, 2035원 대비 수익률로는 각각 128.41%, 204.66%에 달한다. 사실상 두 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오버행 이슈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바른손이앤에이의 전환물량은 219만7240주며, 오는 27일 상장 예정이다. 실제 바른손이앤에이 주가는 공시일 다음날인 14일 18.16%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만주 이상의 주식이 한꺼번에 매도물량으로 풀릴 경우 주가 급락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바른손의 전환물량은 49만1400주다. 24일 상장된다. 전량 장내 매도가 이뤄진다면 바른손 역시 주가하락은 불가피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른손과 바른손이앤에이 두 종목 모두 적자를 이어오던 기업들로, 주가가 영화 기생충 기대감에 지나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면서 “주가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