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작년 한국 수출 성장세 10% 꺾여

2020-02-17 14:36
중국·일본·독일 등 '4대 제조국' 중 감소폭 가장 커
한국 세계시장 점유율 6.6%···반도체 빼면 4.5%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한국의 수출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세계무역기구(WTO)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세계 총수출은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94% 감소했다.

'4대 제조국' 중에서는 한국의 총수출이 9.83% 감소해 중국(-0.09%), 일본(-4.50%), 독일(-5.21%)과 비교해 가장 감소 폭이 컸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주요 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특징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의 세관통계 데이터베이스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 기준 세계 20대 교역품목(원유·가스 제외) 시장점유율은 한국이 2008년 4.30%에서 2018년 6.58%로 2.28%포인트 증가했다.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11.0%에서 20.83%로 9.84%포인트 늘었으며 독일은 1.64%포인트(12.88→14.52%) 증가했다. 다만, 일본은 8.91%에서 8.48%로 0.43%포인트 감소했다.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2018년 시장점유율이 6.58%에서 4.51%로 떨어져 10년간 0.48%포인트 증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반도체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08년 7.63%에서 2018년 31.34%로 23.71%포인트나 확대됐다. 반도체는 작년 기준 한국 전체 수출의 약 18%를 차지한다. 한국의 자동차 세계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1.10%포인트(4.96→6.07%) 증가했고, 조선은 15.44%포인트(30.66→15.22%)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중국은 TV, 화물자동차 등 2개 품목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시장점유율이 10년 동안 상승했고, 반도체, 통신장비는 20%포인트 이상 점유율이 늘어났다. 일본의 경우 승용차, 통신장비 등의 시장점유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최대 경쟁국 일본이 지난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미·일 무역협정 체결을 통해 대외통상여건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며 "우리 통상당국도 수출활용률 55%에 그치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상품양허 개정, 진행 중인 러시아·필리핀·우즈베키스탄 양자 FTA 협상 진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연내 타결 및 WTO 다자통상체제 복원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전경련 제공, 자료: W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