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신용정보법으로 과도한 채권추심 ‘허점’ 막는다

2020-02-17 05:00
제윤경 민주당 의원 개정안 발의

신용정보회사가 본연의 채권추심 업무에서 벗어난 과도한 채권추심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일부 신용정보회사가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한 신용정보법을 우회적으로 해석해 과도한 채권추심을 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채권추심업자가 부실채권 매입, 타인의 채권을 추심하기 위한 소송·조정·중재의 대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를 업무로 하는 것을 금지하자는 내용의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를 위반하면 금융위원회가 6개월 내 기간을 정해 해당 업무를 정지하도록 하고,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현행 신용정보법에는 신용정보회사가 금융위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또 신용정보회사는 채권추심업과 관련된 업무를 겸업할 수 있지만 부실채권 매입 등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해 데이터3법 중 하나로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서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 범위가 모호해졌다.

개정 신용정보법은 신용정보회사를 개인신용평가회사·개인사업자신용평가회사·기업신용조회회사·신용조회회사 등 4종류로 나누고, 금융위에 신고하면 채권추심업을 겸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법에 있던 부실채권 매입 등 채권추심업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제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번 신용정보법 개정 때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논의하다 보니 법 개정 의도와 상관없이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가 모호하게 해석될 여지가 생겼다”며 “채권시장의 건전한 질서 확립하고, 채권추심 업무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정보회사의 과도한 채권추심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지난 3년간 채권추심에 착수하기 전까지 채무자에게 채권추심 수임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이유로 지난해 고려신용정보회사에 과태료 1억원을 부과하고 임직원 제재를 통지했다.

KB신용정보회사도 위임직 채권추심인이 채무자 외에 제3자가 채무사실을 알 수 있도록 방문안내장 겉봉에 채권금액을 기재하는 등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 사실로 지난해 제재를 받았다.

제 의원은 “개정된 신용정보법으로 신용정보회사가 개인정보 활용을 빙자해 채권을 사들여 추심을 하고, 부실채권을 재매각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면서 “신용정보법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