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유로화...달러 강세·유로존 지표 부진에 2년반래 최저

2020-02-13 10:03
블룸버그, "전문가들, 달러·유로 연말엔 1.14달러까지 오를 듯"

유로화 약세가 심상치 않다. 12일(현지시간)에는 달러를 상대로 가치가 2년 반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달러를 밀어올리는 반면 유로존 경제는 상대적으로 부진해 유로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유로 환율은 12일 장중 0.5% 추락하면서 1.0865달러를 찍었다. 2017년 5월 이후 최저치다. 한달 새 낙폭이 2.3%에 달한다. 한국시간 13일 오전 아시아 환시에서도 1.0870달러를 가리키며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 1년 추이 [그래픽=인베스팅닷컴]


무엇보다 최근 달러 오름세가 뚜렷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충격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달러로 몰렸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고용을 중심으로 탄탄한 지표가 확인되고 있는 것 역시 달러 자산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 결과 글로벌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정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2% 가까운 랠리를 펼쳤다.

미국에 비해 유럽 경제지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12월 유로존 산업생산은 전년비 4.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7.9를 기록, 경기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지수는 50을 기점으로 그 이하면 경기 위축을,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가리킨다.

14일에는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의 4분기 경제 성장률이 발표될 예정인데, 전문가 전망치 중간값은 전분기비 0.1% 성장이다.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 전문가도 30%에 달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쇼크로 1분기 중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유럽 경제 역시 상당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큐런시비즈니스 존 말리 선임 외환 컨설턴트는 로이터에 "지난해 독일 경제가 중국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확인했다"면서 "모든 사람이 이번 전염병 사태가 중국 경제, 나아가 유럽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지표 부진은 유럽중앙은행(ECB)에 추가 부양 압박을 높이고 있다. 리 하드먼 MUFG은행 외환 전략가는 "계속되는 저성장은 ECB에 추가 부양을 요구하며 유로에 하방 압력을 가중시킨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전문가 중 대다수는 올해 연말에는 유로가 달러 대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 전문가 조사에서 올해 4분기 달러·유로 한율 전망치 중간값은 1.14달러였다. 지금보다 약 5% 오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