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종 코로나 확진자 다녀갔더니 매출 반토막 났어요”

2020-02-09 11:42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6~7일 임시휴업…외부인 출입 엄격 통제
주변 상권 매출 하락 직격탄…일부 주민들 “주변 건물도 폐쇄·방역해야”

현대아울렛 인근 거리 모습.[사진=조재형 기자]

“주변 건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자가 다녀갔더니 매출이 반토막이 났어요.”

19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인근에서 한식당을 하는 이모씨(55)의 한숨 섞인 하소연이다. 이씨는 “다음 주 장사가 더 안 될 것 같아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평소 북적거리던 인천 송도에 위치한 현대아울렛 일대는 7일 오후 적막감이 감돌았다. 현대아울렛 송도점은 6일 오후 3시 30분부터 7일까지 휴점에 돌입했다. 1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의 방문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매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길목은 전부 차단됐다. 길목마다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었다. 야외 주차장은 텅텅 비었다.

현대아울렛 관계자는 “6일에는 보건당국, 사설방역업체와 함께 1차 방역을 끝냈고 오늘도 추가 방역을 실시했다”며 “수시로 방역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울렛 송도점 매출은 일평균 10억정도다. 특히 주거단지와 인접해 평일 매출이 높은 편이다. 평일과 주말 매출 비율은 4 대 6이다. 평일 많은 고객의 발걸음을 붙잡은 송도점 일대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방문으로 한겨울에 찬물을 끼얹은 듯하다.

송도의 한 대형마트의 한산한 모습.[사진=조재형 기자]

송도점 근처 식당들은 매출 급감의 직격탄을 맞았다. 송도점 인근 건물에 입점한 고기집 점장 강모씨(40)는 “송도점에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알려지기 전인 어제(6일) 오전까지는 매출이 평균 유지는 했었는데 확진자 방문 이후 매출이 현저히 떨어졌다”며 “고객들의 입점 자체가 없는 상황으로 매출 타격이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어린 아이를 둔 주부들의 불안감도 읽혔다. 송도점 인근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씨(35)는 “송도에 어린 아이를 가진 젊은 엄마들이 많다”며 “최근 확진자가 동네에 다녀갔다는데 주변 건물들과 마트는 왜 폐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송도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박모씨(40) 역시 “송도 인근 대다수의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들도 긴급 휴원에 들어갔다”며 “하지만 휴원을 결정하지 않은 곳들이 있어 온라인 맘카페에서 왜 휴원을 안해주느냐고 아우성”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이어 “도서관도 오늘부로 전부 휴관에 들어가 찜찜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주부 정모씨(37)는 “신종 코로나 관련 상황을 뉴스에서만 봤을 땐 남의 동네 얘기 같았는데 집 근처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니 체감된다”며 “아이들이 유치원, 학원을 못가는 일이 벌어지니 학부모들로선 피부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송도점 인근의 대형마트도 한산했다. 장 보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서로 간의 접촉을 꺼리는 듯 어떤 사람이 물건을 고르고 있으면 그 주변으로 가지 않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확진자 동선이 발표될 때마다 사람들의 다중이용시설 기피가 심해지고 있다”며 “매출 타격은 있겠지만 지금은 고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앞 임시 휴점 안내문.[사진=조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