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NOW] '재무통' 김대환 삼성카드 신임 대표
2020-02-04 16:14
삼성카드, 수익성 중심 사업재편ㆍ디지털 혁신에 방점
삼성카드의 새 수장으로 발탁된 김대환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업황 악화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카드업계에 '재무통'인 그가 혁신의 새 바람을 몰고 올지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카드업계에서는 국내 대기업·금융지주들간 순위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카드사별 전체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을 보면 신한카드가 21.93%로 가장 높았고, 삼성카드 17.50%, KB국민카드 17.36%, 현대카드 15.91%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가 법인 영업을 확대하고 자동차 금융에 속도를 낸 것이 점유율 상승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카드는 삼성카드가 19년 간 유지해오던 코스트코와의 독점 계약을 성사시키며 점유율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카드는 전략 무기인 '디지털 혁신'으로 고객에 어필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한편, 고객에게 다가가는 간편하고 혁신적인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더욱 더 확대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삼성카드는 오는 5월 문자서비스(SMS) 인증을 기반으로 한 간편 추심 이체 출금동의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드사 가운데 최초로 RPA(로봇기반업무자동화)를 도입한 삼성카드는 RPA를 통해 더 정확하고 신속한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디지털 혁신 가속화와 비용 절감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보고 있다.
성과 보상금 지급부터 회원 대상 프로모션 안내, 오토(AUTO) 금융상품 약정 실행, 영업 성과 리포팅, 전자공시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RPA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주도해온 원기찬 전 사장을 이어 김 내정자가 참신한 전략과 과감한 혁신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삼성생명 뿐만 아니라 삼성 금융계열사 전반을 컨트롤한 경험도 있다. 2015년 삼성 금융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활동하면서다. 당시 금융일류화추진팀은 금융계열사 강화를 위해 출범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컨트롤 타워로, 삼성 금융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업무를 담당했다.
미전실 해체 이후 금융일류화추진팀이 삼성생명 산하의 금융경쟁력제고 TF팀이 되면서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김 내정자가 삼성카드 새 수장으로 발탁된 배경이 여기에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 내정자가 삼성생명 재무관리 CFO를 맡았던 기간 동안 삼성생명은 우수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삼성생명보험(주)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등급은 2012년부터 줄곧 AAA등급을 유지해 왔다.
RBC비율도 크게 상승했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삼성생명의 작년 3분기 RBC비율은 363.22%다.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2018년 말(314%)보다 50%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특히 그는 위험관리를 위해 종신보험에서 건강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이끌어 내 경영 효율성 면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코스트코 계약 해지, 가맹점 수수료인하 등으로 인한 신용판매 감소 등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축소, 긴축경영을 통한 비용 절감 등 보수적 재무관리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김기필 금융평가1실장은 전체적인 카드업계 현황에 대해 "신용판매 수수료율 하락으로 카드사 수익률이 악화하면서 카드사들이 대출을 늘리고 있어 건전성 유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진 카드 시장의 위험관리를 위해서도 김 내정자가 '알짜경영' 실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해 데이터3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올해부터는 김 내정자가 업계1위인 삼성생명 등 타 금융계열사와 협업해 추후 빅데이터 부문에서 시너지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