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현대차, 울산 일부 생산라인 멈췄다···중국산 부품 부족

2020-02-04 12:19
제네시스 G90·G80·G70 생산라인 가동 중단
노조와 생산속도 조절 등 감산 방식 논의중
쌍용차는 오는 12일까지 평택공장 문 닫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사태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4일 현대자동차 울산 5공장 생산라인이 멈춰 섰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울산 5공장에 있는 2개 라인 가운데 1개 라인의 생산이 중단됐다. 가동을 멈춘 라인은 제네시스 G90, G80, G70 등 3개 모델을 생산하는 라인이다. 바로 옆 라인에서 조립하는 수소전기차(FCEV) 넥쏘와 투싼 등은 정상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제네시스 모델 중 올해 출시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은 아직 부품 재고가 있어 울산 2공장에서 현재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소진으로 차례로 생산중단 사태를 맞고 있다. 수작업으로 생산되는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조립 초기, 차량 바닥에 혈관처럼 깔아야 하는 부품으로, 차종·모델에 따라 종류가 달라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재고를 많이 쌓아두지 않는다.

현대차 등에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경신, 유라, 티에이치엔(THN) 등 1차 협력업체는 주력 공장을 모두 중국에 두고 있는데, 중국 정부의 휴업 연장에 따라 부품 생산과 국내 공급이 끊긴 상태다.

현대차는 차종·모델별로 차이가 있지만, 이날부터 이번주 중에는 상당수 차량이 부품 재고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노조와 함께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노사는 전면적인 휴업을 포함해 부품 재고가 소진되는 차종·생산라인부터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속도를 조절하며 감산하는 방식도 함께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주말 팰리세이드 생산라인의 특근을 취소하는 등 감산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기아차 역시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에서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문제 등으로 차량 생산 감축을 실시하는 등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다만, 기아차는 현대차보다는 재고 상황이 나아 이번주까지는 생산 중단 등 조치는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아직 노사가 감산·휴업 등을 논의하는 공장운영위원회 개최 계획이 없다. 그러나 기아차 역시 이번 주가 지나면 재고 소진으로 생산라인 가동 중단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는 이날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중국 공장 휴업 연장 탓이다. 지난 주말 국내공장에서 특근을 모두 취소한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차는 아직까지는 공장 가동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비해 공장 정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