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베트남, 中 관광객 이어 노동자도 입국 제한

2020-02-03 18:22
춘절 기간 감염 지역 방문한 中노동자 귀국 일시 금지
베트남 내 中노동자, 9만1500명...40% 이상 연휴 기간 본국 방문

베트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확산을 우려해 격리 조치를 재차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우한 등 후베이성에서 오는 관광객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본국에서 춘절을 지내고 돌아오는 중국인 노동자도 격리하기로 한 것이다. 

3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에 따르면, 베트남 노동부는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신종코로나 확산이 계속되는 동안 후베이성 등 신종코로나 감염 지역을 방문한 중국인 노동자들의 귀국을 일시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베트남 제조업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북동부 항구도시인 하이퐁 시의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시당국은 해당 지역에 위치한 90개 기업들에 후베이성에서 춘절을 지내고 돌아오는 중국인 노동자 수를 비롯해 이름과 인적 사항을 파악해 매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시는 이들을 별도의 지역에 14일간 격리시켜 검역할 예정이다.

베트남 노동부에 따르면, 음력 설 명절인 뗏(Tet) 이전까지 총 9만1500명의 중국인이 베트남에서 근무 중이다. 이중 최소 40% 이상이 연휴 기간 중 본국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하이퐁시의 경우 530개 이상의 외국인 투자기업을 보유했으며, 3000여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등록돼 있다. 이날 긴급회의에 참여한 기업들은 후베이성 출신 104명을 포함해 1600명 이상의 중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NAR에 "중국인 노동자 수를 보고하도록 중국 제조업체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조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필수 단계"라고 "보고 정보에 근거해 당국은 도시 내 잠재적인 감염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베트남에서는 신종코로나 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총 92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신고됐으며, 73명이 격리 조치된 상태다. 앞서 29일부터 베트남 관광총국은 신종코로나 감염 지역의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수송을 일시중단했다. 베트남 정부는 주요 관광지인 다낭·칸호아성·라오까이성은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제한했으며,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 관광비자 부여도 일시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