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세계 M&A 시장...1월 거래 7년래 최저

2020-02-03 16:13
1월 세계 M&A 규모 1640억 달러...2018~19년 월평균 반토막 수준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위기,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상사태 등 올초 돌발 악재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얼어붙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레피니티브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월 전 세계 M&A 규모는 1640억 달러(약 196조원)에 그쳤다. 2013년 4월 이후 약 7년만에 최저이자, 2018~19년 월평균 거래 규모의 절반 수준이다. 

거래액이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거래도 없었다. 항공사 부품 제조사인 우드워드가 경쟁사인 보잉 납품업체 헥셀을 76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 싱가포르 소재 부동산 그룹인 캐피털랜드몰트러스트와 캐피털랜드커머셜트러스트가 80억 달러에 합병하기로 한 게 그나마 최대 규모로 꼽힌다. 

기업들이 과감한 거래를 꺼리는 건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로펌 설리벌&크롬웰의 멜리나 소이어 파트너는 FT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높아진 몸값, 경쟁 당국의 치밀한 검토, 거시경제적 불확실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불확실성이 끊이지 않으면서 의사 결정자들이 보수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심판, 민주당 급진파 주자들의 부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위기에 더해 최근에는 중국발 전염병 위기까지 겹쳤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국발 경제둔화 공포는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더스티 필립 골드만삭스 M&A 글로벌 공동대표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가속하면 M&A 시장도 된서리를 맞을 수 있다고 짚었다. 여전히 은행 시스템이 견조하고 M&A 논의도 활발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거래가 매달 일정하게 분포되지 않는 만큼 첫달 분위기만으로 올해 내내 M&A 활동이 잠잠할 것으로 단정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