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제는 트로트 방송 시대···'트로트 오디션 쏟아진다'
2020-01-28 10:27
TV조선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까지 '대박'이 났다. 전작 '미스트롯'의 선풍적 인기를 등에 업고 미스터트롯 역시 단숨에 전 시즌을 넘어서며 벌써 시청률 2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트로트는 이제 미디어 속으로 들어왔다. 이제 각 방송사들마다 트로트 오디션을 준비중이다. 2019년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트로트 열풍은 2020년에도 변함 없이 계속될 전망이다.
'미스트롯'의 시청률은 첫 방송 5.9%(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로 시작해 마지막회는 무려 18.1%를 기록했다. 이는 종편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또 프로그램을 통해 송가인, 홍자, 정다경, 김나희, 정미애 등 오랜 시간 무명이던 가수들이 빛을 보기 시작했고, 신예들은 트로트 가수로 정식 데뷔하고 '방송계 블루칩'으로 떠오르며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했다.
특히 송가인과 홍자는 종편을 통해 데뷔했지만 KBS 2TV '불후의 명곡'은 물론 Mnet 등 방송사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것은 물론,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는 열었다 하면 매진을 기록하며 '트로트 열풍'을 제대로 입증했다.
'미스트롯'이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만큼, '미스터트롯' 역시 1회 시청률 12.5%(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를 찍으며 방송가를 강타했다. 2회는 무려 17.9%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출연자들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검색어를 장악했다.
유산슬은 '놀면 뭐하니?'에서 트로트 작곡가 대부들에게 받은 곡 '합정역 5번출구' '사랑의 재개발'로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했다. 시청률 역시 평균 9%를 기록했고, '사랑의 재개발'과 '합정역 5번출구'는 SNS를 통해 남녀노소 불문하고 커버 영상이 올라오면서 전 세대에 사랑 받았다.
◆ MBC에브리원·SBS 등 트로트 방송 속속 나서
2월 방송 예정인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도 방송을 탄다. 가수들이 노래 실력을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트로트 버전으로, 조항조를 비롯해 김용임, 금잔디, 박구윤, 조정민 등 인기 트로트 가수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청중평가단의 심사를 통해 우열을 가린다. 1990년대 초반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를 통해 “부탁해요”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MC로서도 재능을 과시한 연기자 이덕화가 진행을 맡는다.
SBS는 파일럿 프로그램 ‘트롯신’(가제)을 준비 중이다. 가수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장윤정 등 연령과 세대를 넘나드는 대표적인 트로트 가수들이 최근 베트남 호치민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다.
‘트롯신’은 이들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버스킹을 통해 해외 한류 팬들의 한국 트로트(케이트로트)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겠다는 기획의도를 앞세웠다. 베트남을 첫 공연무대로 삼은 것도 케이팝에 이어 ‘케이트로트’에 대한 호기심이 최근 높아진 곳이기 때문이다. SBS의 트롯신은 이번 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정식 방송으로 편성돼 곧 방송될 것으로 보인다. SBS는 현재 방송 날짜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나훈아 , 트로트 신인가수 찾는다
가수 나훈아도 트로트 신인가수 선발 오디션을 개최할 예정이다.
나훈아 소속사 예아라 측은 지난 20일 "가수 나훈아씨가 소속되어 있는 주식회사 예아라에서 전통가요를 아끼고 사랑하는 신인가수 오디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접수는 온라인 사이트 나훈아 티켓을 통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받는다. 지원자격은 만 18세 이상의 가창력과 끼를 겸비한 아마추어 및 프로 중 소속사가 없는 인물이다.
예아라 측은 "프로필과 데모 음원을 등록하면 1차 서류와 음원 심사, 2차 실기 오디션, 3차 오프라인 오디션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훈아 씨는 신인들의 활발한 커뮤니티 접근을 위해 본인이 작사, 작곡한 곡은 물론 국내 최고의 작사 작곡가들의 음원 취입 및 소속 가수로 모든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로트가 대세로 자리한 배경으로는 우선 그동안 다져온 트로트 나름의 잠재력이 꼽힌다. 장윤정, 홍진영, 박현빈 등 젊은 트로트 가수들은 물론 설하윤, 노지훈 등 타 장르 출신 가수들도 꾸준히 유입되며 팬층도 20~30대로 확대됐다. 2박자, 4박자로 친숙한 기존 형식에 댄스나 EDM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들이 다양하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방송 관련 전문가들은 “젊은 가수가 많아지고 음악적으로도 다양해져 트로트가 중장년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가 깨졌다. 여기에 예능적인 재미와 출연자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결합되면서 시청자의 공감 폭도 커졌다"며 "지역 축제나 행사, 성인 가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해 온 트로트의 잠재력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나 폭발, 앞으로도 트로트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