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우한폐렴 세계적 비상사태 단계 아냐"...일본선 2번째 확진환자

2020-01-24 09:58
WHO "국제적 공중보건 긴급사태로 간주하기엔 일러"
일본에선 40대 남성 확진 판정...도쿄도 병원에 입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해 여러 나라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에 대해 세계보건가구(WHO)가 23일(현지시간) 구제적 비상사태로 선포할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WHO는 이날 이틀째 긴급회의를 열어 우한 폐렴에 대해 논의한 뒤 이같이 결론 내렸다.

디디에 후상 WHO 긴급 자문위원회 의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국제적으로 우려하는 공중보건 긴급사태로 간주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밝혔다.

다만 위원회에서 위원들의 의견이 거의 50 대 50으로 나뉘었다면서 WHO가 우한 폐렴 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후상 의장은 "위원회는 WHO가 하는 (우한 폐렴) 발병의 원인 및 사람 간 전염 정도 조사, 우한을 제외한 중국 내 다른 지역에 대한 감시, 방역 대책 강화 등의 노력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도 "중국 내에서는 비상사태이지만, 국제적인 보건 비상사태는 아직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사시 긴급 위원회를 재소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내에서 사람 간 전염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족이나 감염자를 돌보는 의료계 종사자 내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국 외 지역에서는 현재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가 심각한 질병을 야기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면서 "확진자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심각한 병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망자 대부분이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였다"며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가벼운 증상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우한 폐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우한의 모든 대중교통을 중단해 주민 간 이동을 막은 조처를 두고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WHO는 현재 여행이나 무역과 관련해 어떠한 국경 제한도 권고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포괄적인 대책의 하나로 공항에서의 모니터링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에서 우한 폐렴으로 사망자는 25명까지 늘어났다. 확진자도 650명을 넘어섰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미국 등에서도 확진자가 보고되면서 대유형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두 번째 우한 폐렴 환자가 확인됐다고 일본 후생노동성이 24일 발표했다. 중국 우한에 거주하다 최근 일본에 여행 온 40대 남성으로 알려진 이 환자는 현재 도쿄도의 의료기관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서 직원이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