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로 간 화웨이 CEO “美 제재, 타격 없었다”

2020-01-22 08:28
5년 만에 다보스포럼 참석한 런정페이.. 美제재에 자신감 내비쳐
"미국, 올해 제재 강화해도 걱정하지 않는다"

“미국의 제재로 인한 상처는 크지 않았다. 올해 미국이 더 압박하더라도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런정페이(任正非)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 속에서도 화웨이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중국증권망 등 다수 언론에 따르면 런 CEO는 ‘과학기술 군비경쟁으로 형성될 미래’라는 세션의 토론자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세션의 주제와는 큰 관련이 없었지만, 이날 자리에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화웨이 보이콧을 주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동시에 다보스포럼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5월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화웨이와 화웨이의 계열사들을 블랙리스트(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고 제재를 가했다. 화웨이가 미국 기업 제품을 구매하려고 할 때 불허를 기본 원칙으로 하되 심사를 거처 제한적으로 허가를 내주도록 한 것이다. 

런 CEO는 모든 미국의 제재 관련 질문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화웨이가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후에도 모든 경영 업무는 안정적”이라며 “우리는 모든 도전을 견뎌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더라도 전혀 걱정이 없다고 강조했다. 런 CEO는 “올해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렇지만 나는 우리가 이 공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와 함께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의사가 있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는 부동산을 다루는 사람이고, 나는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는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중국 언론들은 런정페이가 5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와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촉구한 바 있다. 
 

런정페이 화웨이 최고경영자(CEO) [사진=중국증권망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