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CP등급 떨어지자 ‘공모채 데뷔’…자금조달 다변화

2020-01-21 00:00
작년 정기평가서 기업어음증권 신용등급 A1→A2+ 강등

신세계푸드가 공모채 시장에 사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자금조달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사진=신세계푸드 제공]

[데일리동방] 신세계푸드가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신세계푸드는 2015년까지 무차입경영을 이어오다 2015년 1년 미만 기업어음증권(CP)을 시작으로 자금 조달을 시작했다. 이번 공모채 발행은 최근 단기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자 자금 조달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달금액은 연초효과를 타고 무난히 모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21일 1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enche)는 3년 단일물이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0.10%~+0.10%포인트(p)를 가산해 제시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신세계푸드는 조달자금을 지난해와 올해 발행한 CP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는 그동안 1년 미만의 단기, 3년 수준의 장기 CP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신세계푸드 CP 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인 ‘A1’ 등급이었다. 덕분에 낮은 금리로 수요예측까지 피해 자금조달을 할 수 있어 지속적인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정기평가에서 신세계푸드 CP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수익성 저하와 현금창출력 대비 확대된 재부부담, 악화한 유동성 대응력 등이 주요 강등 원인으로 꼽혔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식자재유통·식품제조·외식사업은 마진율이 낮은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대형 사업장 확대와 식단가 인상, 실적부진 외식점포 정리 등으로 수익성 제약 요인에 대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식품 제조 공장 가동률 상승과 고정비 부담 완화로 2017년 영업이익률을 2.5% 내외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으로 2018년 이후 영업수익성은 계속해서 떨어져 지난해 9월 누적 기준 영업이익율이 1.7%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2015년 이후 최근까지 음성·오산 공장 신축, 세린식품·스무디킹코링·제이원 지분투자 등 투자자금 소요와 운전자본부담이 지속되면서 차입금도 대폭 증가했다. 신세계푸드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7년 802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기준 2346억원이다.

이에 같은 기간 총차입금/EBTIDA(상각전영업이익)은 1.7배에서 3.0배로 상승하고 EITDA/이자비용도 26.0배에서 14.5배로 하락하는 등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확대됐다. 그러나 당분간 투자지속으로 차입금 축소를 통한 재무부담 완화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푸드는 좋지 않은 사업환경과 리스크가 산적하자 자금조달 수단에 다변화를 꾀하는 듯 보인다. CP 의존을 탈피해서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것이다. 올해 회사채 시장 내 발행금리가 낮아진 점도 회사채 매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한신평은 지난 9일 신세계푸드 무보증 회사채 등급을 ‘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마트와 스타벅스코리아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사업기반 덕분이다. 15일 기준 신세계푸드와 같은 등급인 A+급 기준 3년물 금리는 1.994%에 형성돼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지난해 4분기에는 보수적인 자세가 강해 부정적인 뉴스에 민감했지만 연초 자금집행과 더불어 크레딧 투자가 몰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세계푸드가 조달금액을 무난히 모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세계푸드 CP미상환 잔량이 2000억원 수준으로 또 다시 회사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