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독자협력 딜레마③] 5대 교류협력 사업 중 정부 선택지는

2020-01-20 08:02
정부, 이산가족 개별방북·금강산 관광 재개 등 우선 검토
유엔 대북제재 저촉 가능성...실현가능성 낮단 지적 제기
北호응시 스포츠교류·이산가족 개별관광 추진 가능성도

'남북 관계 개선→북·미 대화 재개→남·북·미 선순환'

정부의 남·북·미 관계 선순환 구상이 미국의 우려와 북한의 무응답으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남북 5대 교류협력 사업은 모두 북한의 응답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북한의 호응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다수 사업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남북 이산가족 개별관광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우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개별관광이 유엔 대북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언제든 이행할 수 있다. 이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광객의 이동 수단과 반입 물품 등이 유엔 대북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어 개별관광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397호가 '철도 및 차량을 사용해 산업용 기계류, 운송수단 및 철강, 여타 금속류의 직간접적 공급, 판매, 이전(transfer)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또한 유엔 안보리 결의 2087호는 대량의 현금을 북한에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대량 현금'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미국 등 국제사회가 필요에 따라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동시에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5·24 조치' 내용에서도 개성공단·금강산을 제외한 방북은 금지하고 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도 같은 이유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유엔 결의 2397호에 따라 향후 정밀 조사에 필요한 중장비 등이 대북제재 망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방안 또한 마찬가지다.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방안 역시 유엔 대북제재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유엔사령부가 정전협정에 근거해 DMZ를 관할하고 있어 사실상 미국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남북이 독자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사업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도쿄올림픽 공동입장·단일팀 구성 등 스포츠교류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일찌감치 지난해 7월 북측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 대북통지문을 발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 '5·24 조치'에도 불구, 이산가족 개별관광은 북한이 호응한다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남북관계가 급진전되면서 정부가 '5·24 조치'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발급받은 북한 비자로 방북하는 방안을 허용할지 검토하고 있어 대북 개별관광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또 남북 접경지역 협력을 위해 '접경협력과'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로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국제사회 여론에 따라 5가지 협력사업 모두 대북제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개별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 대북제재위원회에 사업 승인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남북이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메시지를 가진다"며 "세계 유일 분단국인 남북이 평화 유지를 위해 힘쓰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 3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판문점과 비무장지대(DMZ)를 표시한 지도에 눈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