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으로 가는 '트럼프 탄핵안'…볼턴 폭탄 터질까?
2020-01-15 11:22
美하원, 15일 상원 송부·탄핵위원 지명 표결…21일 상원 탄핵심판 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5일(현지시간) 상원으로 송부되면서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둘러싼 트럼프 탄핵심판이 내주 본격화할 전망이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지 약 한달 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4일 성명을 통해 "하원은 이제 탄핵소추안을 송부하고 탄핵 매니저(상원 탄핵심판에 참여할 하원 측 탄핵소추위원을 의미)를 지명하기 위한 표결을 15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인은 진실을 알아야 한다. 헌법은 심판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상원은 헌법과 은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상원의원들에게 책임이 지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 소추위원들은 표결을 앞두고 공개될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은 지금까지 누구를 소추위원으로 선택할지 언급한 바 없다.
미국 언론에서는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장과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을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내들러 위원장은 소추안 작성을 주도했으며 연방 검사 출신인 시프 위원장은 탄핵소추에 앞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탄핵조사를 이끌었다.
상원의 탄핵심판은 다음 주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결정된다.
구체적인 과정을 보면 소추안이 상원으로 넘어온 뒤 상원의원 전원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심리가 진행된다. 하원 소추위원은 '검사' 역할을 하게 된다. 백악관 법률고문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대법원장이 '재판장' 역할을 맡으며 상원의원들은 탄핵소추 항목별로 유·무죄 여부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게 된다.
사실상 상원 심판에서 가장 쟁점으로 꼽히는 건 증인 추가 심문 여부다. 증인의 파급력과 발언 수위에 따라 여론이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탄핵을 무마시키려는 공화당과 탄핵을 가결시키려는 민주당 간의 공방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현존하는 논거가 강력하다면 판사와 배심원이 조사를 재개할 필요가 없다. 현존 논거가 취약하다면 하원 민주당은 애초부터 탄핵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언명했다고 의회매체 더힐이 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에 "대통령의 사람들, 그가 임명한 자들이 나와서 그들의 얘기를 해 달라는 것"이라며 "국민은 상원의 공정한 심판을 원한다. 국민이 공정한 청문회와 은폐 시도의 차이점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핵심참모였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인 소환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은 상원이 증인으로 소환한다면 증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상원의 다수를 차지한 공화당은 가능한 속전속결로 트럼프 대통령에 무죄 판결을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화당 일각에서는 단순 표결을 통해 탄핵안을 부결시키기 보다는 추가적인 증언을 더 들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국의 군사원조를 대가로 미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