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의 조건] 지속가능경영 필수 요소 ‘혁신’…집단지성 힘 부각

2020-01-15 13:45
제3자 기반 비재무적 요소 평가 기준 정교해져야
사회적 이익 부합 노력도 있어야 성공하는 시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지속가능경영을 위해서는 시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혁신이 필요하다. 기업 성장은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시대를 지나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여러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이를 통한 경영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집단지성 힘을 빌리는 것은 물론 ESG(환경·사회가치·지배구조) 평가 등 비재무적 요인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

100년 기업 혹은 장수 기업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생존이 필수다. 그러나 단순히 버틴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소한 전체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기업도 성장해야 한다. 기업 경영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보고서는 크게 회계보고서와 비재무적 보고서로 나뉜다. 전자는 재무정보만을 제공하지만 후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폭넓은 정보를 전달한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폭을 넓혀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 발달사로 보면 초기 가치제고 대상은 주주와 임직원 등이었다. 이후 지역사회와 경쟁사 등으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환경(E), 지배구조(G)를 포함한 ESG 평가도 기업 가치제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쉽게 말해 기업이 존재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경제적, 윤리적 요인을 거쳐 환경과 지배구조 요인까지 확대된 것이다.

그 시작은 지난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UN인류환경회의 경제활동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그 결과가 인간에게 되돌아올 영향을 인식하면서 부터다. 기업이 발전을 하되 사회와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개선해야 한다는 책임이 강조됐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대비 다소 늦은 2002년 지속가능경영 논의가 본격화됐다. 삼성그룹과 LG그룹 등 일부 기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주요 그룹사들로 대부분 확대됐다.

◆소비자 욕구 만족시킬 변화 있어야 100년 기업 가능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2003년 첫 발간 후 2005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2011년까지 매년 약 20개사를 유지하면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 2011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기준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미발간 기업이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는 이유로 낮은 활용도를 꼽았다.

활용성 문제는 기업 내부에 있었다. 국제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만 발간 주체인 기업은 실폐 사례, 부정적 이슈를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해관계자 판단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던 셈이다.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는 수준에 그친 셈이다.

최근 혁신은 기업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부합하고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켜야 기업이 존재할 수 있는 탓이다. 대표적 사례로는 제너럴일렉트릭(GE)이 꼽힌다. 1892년 설립된 GE는 디젤 전기기관차를 시작으로 현재는 디지털, 전력, 신재생 에너지, 송배전, 운송, 헬스케어, 조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1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면서 디지털산업 기업으로 불린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경제, 환경, 사회 등 각 부문 트렌드를 이해해야 한다. 현재 기업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통한 경영전략 수립이 수월해진다. 혁신을 위한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부정적 이슈보다는 긍정적 이슈를, 실패보다는 성공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배경 중 하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ESG 평가 제도를 도입한 주체 등장이다. 스튜어드십코드를 통한 기관투자자 권한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기업은 존재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시켜야 하는 위치에 섰다. 특히 ESG 평가를 기반으로 한 채권 등도 발행되면서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거짓보다는 솔직함이 기업 경영환경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혁신과 지속가능경영···’중립성’ 필요

핵심은 결국 ‘중립성’으로 이어진다. 재무제표와 같이 강제성이 없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기업이 아닌 제3자 평가가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선두에 서 있는 것이다.

결국 기업은 강점과 약점, 위기와 기회 등에서 재무적 요인은 물론 비재무적 요인까지 낱낱이 밝힐 필요가 있다. 모든 정보가 제공돼야 명확한 진단이 가능하고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더욱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회가 거대해지면서 한 가지 사건이 다방면에 영향을 미친다”며 “불편 요인은 소수 의견으로 해결되기 어려우며 집단지성을 이용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비재무적 요인에 대한 평가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하고 기업도 자체 이익보다는 사회적 이익에 부합하는 노력을 해야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