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ㆍ석유화학ㆍ역발상투자…정유업계, 올해도 새 '먹거리 발굴' 한창
2020-01-08 18:32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사업에 올레핀 등 고부가 제품 확보까지
'IMO 2020' 대응 저유황 선박연료 시장 선점 수익 극대화 노리기도
'IMO 2020' 대응 저유황 선박연료 시장 선점 수익 극대화 노리기도
사업 고도화 및 다각화를 통해 갈수록 악화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유업계는 유가와 환율 등 외생변수의 불확실성에 끊임없이 영향받고 있다. 연초 들어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원유수급과 국제유가 전망이 불확실하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량이 늘면서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유업계의 새해 경영 전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 친환경 사업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친환경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시한 '사회적 가치'라는 과제를 친환경 중심으로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말하는 친환경 사업은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 전기차 배터리 등이 해당된다.
VRDS는 이달 완공을 앞두고 있는 탈황설비로,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량 기준을 강화하면서 늘어날 저유황 중질유 수요에 대응한 것이다. 기존 고유황중유에서 1t당 배출되는 황산화물은 24.5kg이었지만, VRDS를 통한 저유황중유에서는 3.5kg으로 줄어 황산화물 배출량을 86%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배터리 사업 또한 자동차 패러다임을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시킨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0'에서도 전기차 배터리와 함께 초경량·친환경 소재 등을 전시하며 '친환경 모빌리티 파트너'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GS칼텍스 - MFC 위한 사전 판매처 확보
GS칼텍스는 올해 'MFC 프로젝트'를 위한 사전 판매처 확보에 방점을 둔다. MFC는 GS칼텍스가 짓고 있는 올레핀생산시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내년 완공되면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 규모를 생산하게 될 예정이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진 올레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MFC 프로젝트를 통해 GS칼텍스는 종합석유화학 회사로서의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지속 성장을 위해 기존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환경 변화에 대비한 새로운 사업기회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 S-OIL,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 검토
S-OIL(에쓰오일)은 올해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에 나선다. 오는 2024년까지 무려 7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투자다. 앞서 S-OIL은 창사 이래 최대 프로젝트였던 RUC&ODC 시설을 지난해 6월 준공, 벙커C·아스팔트 등 원유보다 값싼 가격에 판매되는 중질유 제품 비중을 기존 12%에서 4%대로 대폭 낮췄다.
RUC&ODC에 이은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는 SC&D(스팀크래커 및 올레핀다운스트림)이 될 예정이다. 스팀크래커에서 연간 150만t에 달하는 에틸렌을 생산하고, 올레핀다운스트림 시설에서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S-OIL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대규모 신규 시설투자를 단행하는 '역발상 전략'을 통해 향후 수익성을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 현대오일뱅크, 초저유황선박유 시장 확보
현대오일뱅크는 초저유황 선박연료를 통해 수익 극대화를 노린다. 'IMO 2020'으로 급격한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초저유황 선박연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다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위해 세계 최초로 선박연료 브랜드 'HYUNDAI STAR'(가칭)를 지난달 출시한 바 있다. 초저유황선박유(VLSFO)는 기존 선박유보다 약 30% 비싸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 수익성의 핵심지표인 정제마진은 지난 11월 셋째주 배럴당 -0.6달러를 기록한 이후 줄곧 '제로'(0)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 수익성도 크게 둔화된 상황. 현대오일뱅크는 IMO 규제로 인해 열리는 초저유황선박유 시장을 확보해 고부가 제품 위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