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동화약품, 잇몸약 시장서 2위 그룹과 격차 더 벌린다

2020-01-08 16:04
동국제약 '인사돌', 효능 논란 끝내고 정면승부로 성장세
동화약품 '잇치', 경쟁제품 판매 공백에 후발주자마저 따돌려

[동국제약·동화약품]


연초 잇몸약 시장에서 동국제약과 동화약품이 2위 그룹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특히 양 사는 지난해 매출 성장을 발판으로 올해 선두 굳히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명인제약 ‘이가탄’이 허위·과장 광고 논란에 휩싸이며 주춤하는 사이, 동국제약은 양분했던 먹는 잇몸약 시장에서 관련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

동화약품이 2011년 선보인 치약형 잇몸치료제 잇치는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옛 라이벌이던 GSK는 물론 후발주자들을 따돌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지난 한 해 인사돌 매출이 5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지고, 동화약품은 같은 기간 매출 15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먹는 잇몸약은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사돌, 이가탄 등을 ‘치주질환치료제’에서 ‘보조치료제’로 변경하며 효능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2013년 효능 논란으로 먹는 잇몸약 시장은 위축되는 듯 했으나, 식약처가 이들의 효능을 재평가하면서 다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후 인사돌의 2018년 매출은 400억원에 달했고, 지난해도 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한때 인사돌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명인제약 ‘이가탄’은 고질적인 허위·과장 광고 논란이 다시 불거지며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바른 의료 제도·정책 제시를 표방하는 의료계 단체 바른의료연구소는 지난 연말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는 이가탄의 TV 광고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연구소 측은 광고에서 언급되는 논문과 관련해 “해당 임상시험은 이가탄의 효과를 입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부실한 연구”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소는 식약처에 허위·과장 광고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제약업계는 지난 2013년 효능 논란 이후 손실을 만회하려는 명인제약이 거듭된 과장·허위 광고로 자충수를 두고 있다고 평가한다.

동화약품의 잇치는 활명수와 함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잇치는 2017년 매출 130억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매출 150억원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치약형 잇몸약 시장에서 잇치의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눈에 띄는 경쟁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한때 잇치와 시장을 양분했던 GSK 파로돈탁스는 판권이 부광약품에서 광동제약으로 넘어가는 공백 등으로 예전 명성을 잃었다. 2016년 일동, 태극제약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출시했던 제품들도 존재감이 미미한 실정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2019년 잇치 매출은 15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관련 매출은 계속 상승세로 치약형 잇몸약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이 잇몸약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이유는 국내 치주 질환 시장의 성장세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성인 5명 중 1명이 치주질환을 앓고 있다. 관련 의료 시장도 커지고 있다. 국내 구강건강 시장의 규모는 1000억원 안팎이다. 이 수치는 계속 늘어날 전망으로, 국내외 제약사들의 잇몸약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