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골든글로브] '기생충' 외국어영화상 수상…아카데미 '기대↑'(종합)

2020-01-06 13:51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 최초다.

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진행됐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감독상, 각본상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 최초로 무려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을 뿐만아니라 외국어영화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기생충' 봉준호 감독 [베벌리힐스 AP=연합뉴스]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에서 주최하고 매년 미국 LA에서 개최되는 시상식.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과 함께 미국에서 개최되는 대표적인 시상식으로 한 달 뒤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불린다.

시상식 전 레드카펫에서 봉준호 감독은 "(골든글로브 노미네이트를) 예상하지 못했다. 평소 하던 대로 영화를 찍었는데 오게 돼서 기쁘다"라면서도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던 바.

그의 바람대로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외국어영화상 후보로는 중국계 미국인 룰루 왕 감독의 '더 페어웰' 프랑스 라주 리 감독의 '레 미제라블'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프랑스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경합을 벌인 바.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외국어영화상의 트로피를 거머 쥔 봉준호 감독은 "멋진 세계 영화감독들과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영광이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자막의 장벽,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영화(I think we use only one language, Cinema)"라고 덧붙였다.

또 기대를 모았던 각본상은 '원스 어 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어 감독상은 봉준호 감독(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샘 멘데스('1917') 토드 필립스('조커') 감독이 치열한 경합 끝에 샘 멘데스 감독이 영광을 안았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기생충' 출연진 (베벌리힐스 AFP=연합뉴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했다.

지난해 5월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전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쓸었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북미에서도 22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 '기생충'이 앞으로 또 어떤 기록을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월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최우수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 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