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말2 프로젝트’ 추가 발주 나오나… 조선·철강 업계 훈풍 기대

2019-12-29 21:36

러시아 에너지 기업인 노바텍(Novatek)의 쇄빙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추가 발주 계획이 전해지면서 러시아발 훈풍이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기대감도 더욱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노바텍은 푸틴 대통령에게 아크틱(Arctic) LNG-2 프로젝트에 사용될 쇄빙LNG운반선 10척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히고, 이들 선박의 해외 조선소 발주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규모는 약 30억 달러(한화 3조4812억원)에 달한다. 특히 레오니드 미켈슨(Leonid Mikhelson) 노바텍 CEO는 요청서에서 미국과 카타르 LNG프로젝트가 예정된 만큼 가능한 한 빨리 주문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2의 야말(Yamal)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는 아크틱2 사업은 2022년을 목표로 연간 1980만t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야말 LNG보다 연간 생산량은 약 330만t 많으며 생산능력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언론은 쇄빙LNG운반선 수주전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그리고 중국의 후동중화(沪东中华)조선소등 4개 업체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쇄빙LNG선 추가 발주가 이뤄질 경우 국내 조선 및 철강업계에 있어 호재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1차 야말프로젝트에 사용될 쇄빙LNG선 15척을 싹쓸이 수주해 인도를 완료했다. 또 삼성중공업의 경우 기존 수주가 예정됐던 쇄빙LNG선 15척 외에 추가 수주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현대중공업 역시 우수한 LNG선 건조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수주 가능성이 높다. 쇄빙LNG선의 가격은 척당 3억 달러다. 기존 17만CMB급 LNG선 가격(1억8600만 달러)의 두 배에 가까운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조선업계 외에도 국내 철강업계도 반색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극저온용 후판 납품도 덩달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극저온용 후판은 일반 선박용 후판보다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쇄빙선은 북극해의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기 때문에 영하 52도 이하의 극저온을 견딜 수 있는 높은 기준이 요구된다.

대우조선이 앞서 건조한 쇄빙선 1척에는 일반 후판 80%와 극저온용 후판 20%가 사용됐으며 척당 3~4만t의 후판이 사용됐다. 이번에 투입 예정인 극저온용 후판의 양은 기존 15척 외에 추가발주 예정인 10척을 더할 경우‭20만t에 달한다.

야말 프로젝트에 사용된 후판은 초기 일본 철강사를 제외하고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3개사가 대부분을 맡았다. 이번 아크틱 프로젝트에 사용될 후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두 회사가 양분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현재 후판부문 규모를 축소한 만큼 극저온용 후판 생산에 집중하기 보다 일반 선박용 후판생산에 주력할 것”이라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극저온용 후판 생산에 집중할 경우 줄어드는 일반선재 생산력 공백을 매우는 역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극저온용 후판은 러시아 선급 조건에 충족해 선박건조 3개월 이전 발주요청이 들어오면 바로 투입이 가능하다”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동시에 철강회사의 기술력을 자랑할 수 있어 후판발주가 늘면 철강업체 입장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