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홈브루, 시음행사 인력 채용...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달린다

2019-12-24 07:30

LG전자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전문인력을 채용해 'LG 홈브루' 시음행사에 나선다. 내년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격적으로 LG 홈브루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LG커리어스 사이트를 통해 하이프라자에서 프리미엄 수제맥주 제조기 'LG 홈브루'를 운영할 인원을 접수 받았다.

서류 심사와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인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정비를 마치는 대로 LG베스트샵·하이프라자 등 주요 가전판매점에서 시음행사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기 위해서다.
 

LG 홈브루[사진=LG전자 제공 ]

LG 홈브루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9'에서 첫선을 보인 후 지난 7월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됐다. 캡슐형 수제 맥주제조기가 출시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LG 홈브루는 나홀로 음주를 즐기는 이들을 뜻하는 '혼술족' 증가와 동시에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2017년 기준 4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는 사실에서 착안해 탄생했다.

작동 방식은 캡슐 커피머신과 유사하다. 기기에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전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제조 기간은 2~3주가 걸리며 한 번 제조로 약 총 5리터(ℓ)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LG전자는 맥주 종류에 맞는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온도·압력·시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초정밀 제어하는 마이크로 브루잉 공법을 적용했다.

맥주 원료 선택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98년 전통의 세계적 몰트(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즙) 제조사인 영국 문톤스와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를 공동 개발했다.  

안방에서도 취향에 따라 영국식과 인도식 페일에일, 흑맥주, 밀맥주, 필스너 등 5종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개 직후부터 애주가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아왔다. 출시 당시 LG전자는 집에서 손쉽게 수제 생맥주를 만들어 마시는 시대를 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주세법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주세법에 따르면 주류판매허가가 없는 사업자는 주류판매와 시음행사가 불가능하다. LG전자의 목적이 술 판매가 아니라 맥주를 만드는 기기 판매라고 해도 이 법은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LG전자의 프리미엄 수제맥주 제조기 'LG 홈브루'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지난 7월 출시 이후 판매와 렌털은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그 흔한 시음 행사조차 할 수 없었던 이유다.  제품을 첫 공개하는 출시 행사 때도 국내 법을 적용받지 않는 영국대사관에서 일회성 시음회를 열어야 했다.

LG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 초 정부에 LG 홈브루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혁신적 서비스를 우선 해보도록 규제를 일정 기간 풀어주는 제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월 약 두달간의 검토 끝에 LG전자가 신청한 규제 샌드박스를 임시로 승인했다. 홍보 목적의 시음 용도 내에서만 맥주를 제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승인으로 LG전자는 향후 2년간 LG 홈브루로 만든 맥주를 시음용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규제 샌드박스 통과와 주류제조면허 취득, 시음행사 사전승인 등을 모두 거쳤지만 장소 규제는 피할 수 없었다.

주류 제조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서울 금천구에 있는 LG전자 하이프라자 본점에서만 홈브루로 맥주를 제조해야 한다. 다른 지역에서 시음행사를 하려면 금천구에서 만든 맥주를 포장해 이동해야 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 마무리 등의 과정을 거쳐 빠르면 내년 초에 홈브루 시음 행사를 시작할 것으로 안다"며 "오프라인에서 마케팅을 본격화하면 판매도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