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잡기 분주한 은행권… 예금금리 인하 눈치싸움 장기화 조짐

2020-01-03 05:00
신예대율 관리 목적 상품 잇따라 출시

은행권이 신(新)예대율 규제 대비와 오픈뱅킹으로 촉발된 경쟁 심화로 예·적금 고객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이에 기준금리가 떨어졌음에도 예금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은행들의 눈치싸움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IBK기업·우리은행 등은 시중은행은 최근 오픈뱅킹 정식 출시를 맞아 정기 예·적금 특별판매를 시작했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예·적금 상품 기본금리는 각각 1.3%와 1.8%다.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금리는 최대 연 1.7%와 3.6%로 늘어난다. 기업은행이 선뵌 적금 'IBK첫만남통장'은 1.5%의 기본금리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3%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각각 최대 연 2%와 4%의 금리를 주는 '우리 WON모아' 예·적금을 출시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1.25%로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수신(예금)금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통상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 예·적금 금리도 1%대로 떨어진다.

시중은행이 수신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이유는 오픈뱅킹으로 시작된 경쟁 격화 때문이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고객의 모든 은행 계좌 조회와 출금·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다.

은행들은 고객의 앱 선택권이 넓어져 치열한 비대면 고객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각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적용한 수신 상품으로 고객의 발길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객확보 노력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신(新)예대율 대비와도 맞닿아 있다. 예대율은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로 100%를 넘기면 안 된다. 즉, 예대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수금을 늘리거나 대출금을 줄여야 한다.

최근 은행들은 예수금을 늘려 예대율을 낮추려는 상황이다. 때문에 예·적금 금리를 올려 고객 쟁탈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예대율 적용이 눈앞인데다 오픈뱅킹으로 격화된 고객유치경쟁에 시중은행의 수신 잔액 확보가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리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당분간 수신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