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국양제 모범생' 마카오…피치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강등

2019-12-17 07:56
中 국가통치체계 흡수, 카지노매출 감소, 中 경제의존 등 이유

마카오 주권 반환 20주년을 앞두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마카오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마카오의 신용 등급은 기존의 'AA' 등급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홍콩 명보 등 현지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중국이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 방침에 따라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고 있는 마카오가 차츰 중국 본토와 경제, 금융, 사회정치적으로 점차 긴밀해 지고 있다는 점이 신용 등급 전망 하향 조정의 이유라고 피치는 설명했다. 이는 앞서 피치가 홍콩 신용 등급을 낮춘 이유와 비슷하다. 

피치는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던 지난 9월 홍콩의 신용 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하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 가운데 홍콩 신용등급을 강등한 곳은 피치가 처음이었다. 
 

글로벌 3대 신평사 홍콩,마카오,중국 본토 신용등급 현황. [자료=홍콩명보]


피치는 마카오의 신용 등급은 현재 'AA'로, 중국의 'A+'보다 두 단계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마카오의 통치·법치·경제정책·비즈니스 규제 환경 등이 중국 본토와 차별화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광둥, 홍콩, 마카오를 한 경제권으로 묶는 이른 바,  '웨강아오(粤港澳)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정책 등을 추진하면서 중국 본토와 특별행정구인 마카오·홍콩가 중국 국가통치체계로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치는 마카오 경제규모가 협소한 데다가, 카지노 산업 의존도가 너무 높고, 또 카지노 산업은 중국 본토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중국 경기둔화 영향을 크게 받아 국내총생산(GDP) 변동성이 크다는 것.   중국 경제의 좋고 나쁨이 마카오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마카오. [사진=스카이스캐너 제공]]


실제로 최근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 경기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올 1~11월 마카오 카지노산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특히 카지노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본토 VIP 고객 매출이 두 자릿 수로 감소했다. 마카오 카지노 산업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3년 만에 역성장할 것으로도 관측됐다. 피치는 카지노 산업 매출 감소로 올해 마카오 경제 성장률이 -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카오의 중국 반환 20주년을 맞아 오는 18∼20일 마카오를 방문한다. 20일은 마카오가 지난 1999년 12월 20일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반환된지 딱 20주년 되는 날이다.

로이터 등 외신은 시진핑 주석이 마카오 20주년 반환을 기념해 마카오의 일국양제 실현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위안화 증권거래소, 위안화 결제센터 등을 세워 금융허브로 키우는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마카오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카지노 산업 불황으로 침체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한편, 홍콩이 시위 장기화로 아시아 금융허브로서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것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다.


 

마카오 경제성장률[자료=홍콩명보]


피치는 지난해 2월엔 마카오 신용등급을 기존의 'AA-'에서 'AA'로 올리고, 전망치를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17년 마카오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하고 신용등급을 'Aa3'으로 그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