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우 통합3년-중] '빅딜의 대가' 글로벌 IB로 성장
2019-12-16 15:53
옛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힘을 합쳐 3년 만에 퀀텀점프(조직·사업 혁신을 통한 단기간 내 발전)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IB의 꿈을 하나씩 이루는 모습이다.
◆IB이익 3년간 6배↑...연이은 '메가딜' 성사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IB부문에서 영업이익 2498억원을 거뒀다. IB 영업이익은 2017년 3분기 1397억원, 2018년 3분기 2207억원이었다.
최근 3년간 꾸준히 성장하며 올해 통합 법인 출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합병 직전인 2016년 3분기 대우증권의 IB부문 영업이익은 339억원이었다. 통합법인 출범 후 3년 사이 무려 6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대우증권과 통합하기 전에도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대체투자에 강점을 보였다.
중국 상하이 미래에셋타워 인수(2006년), 호주 해수 담수화 시설 투자(2009년), 골프공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아쉬네트 인수(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 인수(2015년) 등 과감한 '빅딜'을 선보였다. 특히 아쿠아쉬네트 투자는 6년 만에 2배 수익을 거두는 성과를 냈다.
합병 이후엔 대우증권과의 시너지를 통해 미래에셋대우를 중심으로 더욱 굵직한 초대형 투자들을 연이어 성사시켰다. 지난해에는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 호텔에 9500만 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했고, 아마존 물류센터를 7800만 달러(약 90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도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 메자닌 대출에 2800억원을 투자하고, 중국 안방보험의 미국 호텔 15곳을 7조원에 인수하는 초대형 투자를 단행했다. 부동산 외에 투자 분야를 더욱 확대한 점도 높게 평가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회사 빅바스켓, 전자상거래 회사 부칼라팍 등 4차산업혁명 관련 해외 기업에 투자했다. 하반기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인수(2조4000억원), 네이버 파이낸셜 지분투자(6793억원·그룹 전체 8000억원) 등 차별화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글로벌 IB 변곡점 된 대우증권과의 합병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 당시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IB'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3년이 지난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그 목표에 따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과의 합병은 미래에셋대우 IB부문의 '변곡점'이 됐던 셈이다.
과거 미래에셋증권은 그룹 내에서 자산운용사보다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설립 후 '국민 펀드'로 꼽히는 히트 상품들을 내놓던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계 내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우증권 합병과 함께 미래에셋대우로 재탄생하면서 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IB, 위탁매매, 자산관리 등 전분야에서 업계 수위권에 자리한 것이다. 합병 이후 자본은 늘었고, 인력과 네트워크는 더욱 촘촘해진 덕분이다. 자기자본 규모는 6조원에서 현재 9조원으로 증가했다.
통합 법인 출범 당시 양사를 합쳐 228명이던 IB 부문 인력은 2018년 말 316명, 그리고 현재 360명으로 늘었다. 3년 사이 60%가량 증가했다. IB 조직도 전통적 기업금융(IB1),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IB2), 인수합병(M&A) 및 해외 대체투자(IB2)로 나눠 효율적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
향후에도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먹거리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전세계 10개국에 퍼져 있는 11개 해외법인 및 3개 사무소들은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나아가 금융투자업계에 불고 있는 핀테크 열풍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지분투자를 통한 네이버 파이낸셜과의 합작, 지난해 출범한 미래에셋 디지털 혁신 플랫폼 운영 등은 미래 금융시장 변화를 고려한 승부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