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동결… 한은 금리인하 기조 바뀌나

2019-12-13 05:00
시장선 "회의 결과 예상보다 완화적"
금융권 "한은 금리 인하 기대감 여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의 셈법이 복잡하게 됐다. 한은의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만장일치 동결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연준은 12일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1.50~1.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 결과가 예상보다 완화적이라는 반응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전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연준이 낮은 금리 수준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최근까지의 금융권 안팎의 분위기를 보면 내년 상반기 내 기준금리를 1.00%로 인하할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내년에도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출·투자를 중심으로 경기반등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아직 경기 회복에 대한 신호가 확인되지 않아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내수 회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동안의 간담회를 통해 "한·미 금리차가 확대된다고 외국인이 이탈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은이 추가 통화 완화정책을 펼 여력이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윤면식 부총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연준 통화정책만으로 한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여러 요인이 우리 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이번 결정이 한은의 운신의 폭을 좁게 한다고 내다봤다.

한은이 현 1.25%인 금리를 내년께 0.25%포인트 인하하면 미국과의 금리는 다시 0.50~0.75%포인트 차이로 벌어지게 된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이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금리차로 인한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준이 내년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파월 의장의 통화완화적인 발언은 오히려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자극할 수 있다"며 "내년 금통위까지 한달 이상 남은 만큼 아직까지는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